"유아 체벌은 정신건강에 해로워"
"유아 체벌은 정신건강에 해로워"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9.17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걸음마를 배우는 유아기에 체벌을 가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미 듀크대학교의 아동·가족정책센터 연구팀은 저소득층 가정의 약 2500명의 유아를 상대로 연구한 결과 체벌은 행동과 정서 발달에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리사 벌린 연구팀장은 "유아들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이 결여돼 있어 체벌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인지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소아발달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후 1년 된 유아가 체벌을 경험한 경우 2살이 된 다음 더욱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살 된 유아의 경우도 체벌을 경험한 경우 정서발달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체벌이 가장 흔히 이뤄지는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벌린 팀장은 "저소득 부모들이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 체벌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유아의 어머니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1살 유아 3명 가운데 1명 꼴로, 2~3살 유아의 절반 가량은 조사 전 1주일 동안에 체벌을 경험했다. 또 체벌은 2~3살 연령에서 가장 많았으며, 모든 연령대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백인과 멕시코계보다 체벌이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체벌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하는 반면, 일부 전문가는 체벌은 절대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전 연구에서 체벌하는 부모는 젊고 교육 수준이 낮으며,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었다. 또 체벌은 미국 남부에 사는 보수주의 기독교 가정에서 가장 빈번히 이뤄졌다.

오클라호마 주립대학의 로버트 라젤레르 교수는 26편의 논문을 메타분석(meta-analysis)한 결과 체벌은 다른 처벌 방법 13가지 가운데 10가지보다는 행동 변화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라젤레르 교수는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은 연구 결과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체벌을 당한 아이나 정신과를 찾은 아이 모두 나중에는 공격적 성향이 높다"며 "체벌은 2~6세 사이에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며, 이른바 '타임아웃'이나 다른 방법이 실패했을 경우 현명하게 행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일 아이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하라(Making Your Children Feel Special Every Day)'라는 책을 쓴 사회심리학자 수전 뉴먼은 "아이의 나쁜 행동을 고치기 위해선 체벌보다 간식을 주지 않는 등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며 "체벌은 아이들의 머릿 속에 나쁜 감정을 각인시켜 좋은 기억들을 잠식하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