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문화재가 아파요
우리지역 문화재가 아파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9.1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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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윤형선 <오창고 1학년2반>
매주 토요일 오후에는 우리 지역의 문화재를 탐방하고 문화재 주변을 청소한다.

어느 지역은 문화재 관리가 엄청 잘 되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도 있다. 증평과 청원지역에는 문화재 주변에 소화기까지 마련해 놓는 작은 배려도 잊지 않은 것을 보고 문화재 사랑을 느꼈다.

그렇지만 어느 지역에서는 문화재 옆에서 무속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문화재 안내 간판이 칡넝쿨에 가려서 전혀 보이지 않아 찾아가는 데 무척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얼마전 진천지역과 증평지역의 문화재 탐방에 나섰다.

먼저 진천이다. 진천읍 교성리 연화대 좌대를 만났다. 주변 환경정리가 아주 깔끔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김유신 장군이 수련했다고 전해지는 장군굴을 찾아갔을 때 깜짝 놀랐다. 인근에 마애여래석불입상이 있어서 그런지 그곳에서 무속인의 무속행위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주변에는 막걸리 병이 널려 있었다. 문화재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을 본 것이다.

다음 증평으로 갔다. 증평읍 남하리에 있는 석불 입상을 찾아갔는데 부처님의 코가 외국인 코였다.

내가 학교에서 공부하기에는 문화재는 훼손된 것을 복원할 때 고증을 거쳐 복원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이 불상의 코는 완전히 외국인 코였다. 없어진 불상의 코를 고증도 없이 시멘트로 대충 만들어 붙여 놓은 것이다. 그런가 하면 증평읍 율리에 있는 불상을 찾았을 때 또 다른 현장을 목격했다. 문화재 옆에 무속인들이 행하는 촛대등 집기류가 있었다.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옆에는 아예 비닐 하우스로 집을 짓고 무속행위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론 주변에는 제를 올렸던 것으로 보이는 과자도 있었다.

문화재의 실상을 보았다. 무속인들의 무속행위로 망가져 가고 있는 우리문화재. 또한 아무런 고증도 없이 시멘트로 덕지 덕지 붙여 놓은 부처님의 코. 외국인들이 그리고 다른 지역 사람들이 이 문화재를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는지 궁금하다.

문화재 사랑은 어떤 큰 마음을 먹고 하는 것이 아니다. 주말에 한 번 우리지역의 문화재를 찾아 청소하는 것도 큰 문화재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문화재 주변에서 무속행위를 하는 것은 절대로 문화재 사랑이 아니고 문화재 훼손이다.

우리 학생들이 문화재를 찾았을 때 더 아름답게 보기 위해 제발 문화재를 사랑해줬으면 한다. 말 못하는 문화재도 무속인들의 꽹가리 소리가 시끄럽다고 말하고 싶어한다. 또 부처님도 내 코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한다. 지역의 많은 문화재가 아프고 중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 우리모두 1주일에 한 번은 문화재를 찾아 주변을 청소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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