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계신 스승님 우승했어요"
"하늘계신 스승님 우승했어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7.0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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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대 야구부 故 조성옥 감독 납골당 찾아
故 조성옥 <감독>

"이 우승기 받으시고 기뻐해 주세요"

동의대 야구부원들이 9일 오후 대학야구 하계리그 우승기를 앞세우고 고 조성옥 감독(사진)이 잠들어 있는 경남 양산 석계 하늘공원을 찾았다.

감독대행을 맡은 이상번 코치와 선수 등 3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 유니폼을 입고 조 감독의 유해가 안치된 납골당을 찾아 흐느꼈다.

납골당 앞에 선 이 코치가 "약속한대로 우승하고 돌아왔습니다..."라며 말을 잇지 못하자 선수들도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면서 납골당 안은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이날 조 감독 영전에 바쳐진 우승기는 동의대 야구부가 8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09 대학야구 하계리그에서 성균관대를 2대 1로 꺾고 받은 올 시즌 두 번째 우승기로 대학 야구의 최강자임을 확인한 것이어서 선수들에게 그 의미는 남다르다.

선수단이 조 감독을 마지막으로 본 건 올해 4월. 대학야구 춘계리그에서 우승한 동의대 야구단은 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그달 30일 군산으로 떠났다.

당시 병마와 싸우고 있던 조 감독은 선수들을 먼저 보내고 나중에 합류할 요량이었지만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끝내 합류하지 못하고 지난 4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에서 하계리그에 참석 중이던 선수들이 비보를 접하고 급하게 부산으로 내려왔지만, 경기일정 탓에 금방 되돌아가야 했다.

이 코치는 "빈소에서 우승하고 떳떳하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던 우승기를 못 들고 왔으면 정말 면목이 없었을 것"이라며 "약속을 지키려고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는 감독님은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8일 하계리그 결승전이 끝나 우승이 확정되자 코치진과 선수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목동구장 마운드에 올라 조 감독을 위해 '가상 헹가래'를 펼친 뒤 무릎을 꿇고 오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조 감독은 1982년 야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에 기여했고, 1984년 롯데에 입단해 그 해와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며 원조 '부산갈매기' 일원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추신수와 백차승 등 해외파는 물론 장원준(롯데), 정근우(SK) 등 걸출한 선수들을 길러내며 성공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그는 또 동의대를 대학야구의 최고봉에 올려 놓았지만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48세라는 짧은 생애를 마감,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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