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중기협동조합 '외화내빈'
충북중기협동조합 '외화내빈'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8.12.2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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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조합 활동 위축·영세화… 명맥만 유지
판매·카드가맹점 등 사업조합만 3배 증가

공정경쟁 강화 등 제도변화… 지역경제 한파

같은 업종의 중소기업인들이 공동구매·판매 등 공동사업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를 해온 '중소기업협동조합'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충북본부에 따르면 지난 62년 제정된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해 특수법인으로 설립된 협동조합은 충북의 경우 현재 31개 조합에 조합원수가 2119명(전국조합 539명, 지방조합 877명, 사업조합 612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 2000년 25개 조합에 1828명(전국조합 492명, 지방조합 1187명, 사업조합 149명)이었던 것에 비해 외형적으로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큰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인 지방조합은 갈수록 활동이 위축되고 영세화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 반해 판매업이나 유통, 카드가맹점 등 비제조업 사업조합들이 잇따르면서 숫자만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법 제정과 함께 설립된 충북가구조합, 충북기계조합을 비롯 공예, 사진앨범인쇄, 콘크리트, 레미콘, 아스콘, 자동차정비 등은 조합원수가 크게 줄었으며, 슈퍼마켓이나 광고물제작, 메리야스, 비료판매, 고압가스, 폴리에틸렌관, 플라스틱 등도 기존에 비해 조합활동이 크게 위축돼 있다.

또 일부 조합은 상무이사나 상근 직원도 없이 이사장 혼자 운영을 하는 등 조합 활동 없이 명목상 존재하는 곳도 상당수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레미콘, 아스콘, 콘크리트, 자동차정비 등 몇곳을 제외하고 조합다운 조합을 꼽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지역 건설산업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레미콘조합과 아스콘조합은 올해부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우려가 제기되면서 복수조합으로 요건이 강화돼 조합수만 형식적으로 늘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충북아스콘조합'은 같은 조합주소지에 '중부아스콘사업조합'을 별도로 설립했으며 '충북레미콘조합'은 충남과 통합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조합명칭을 '충북남레미콘조합'으로 변경했다.

기존 조합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유통 상가 등 사업조합은 지난 2000년 4개에서 올해는 10개로 크게 늘었으며, 조합원수도 149명에서 612명으로 무려 3배이상 증가했다.

현재 충북지역 사업조합은 122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제천신원농산물유통단지, 79명이 참여한 청주사천산업용품상을 비롯 충북청원중소기업, 충주자유시장상가, 충북제일신용카드가맹점 등이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 충북본부의 한 관계자는 "단체수의계약의 축소와 공정경쟁 강화, 조달청의 MAS(다수공급자 물품구매제도)의 시행 등 제도변화가 기존 협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주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조합이나 조합원들도 영세화되고 있고 그만큼 지역경제도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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