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 문백전선 이상있다
317. 문백전선 이상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0.0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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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보무사<632>
글 리징 이 상 훈

"저 의로운 자의 시신을 잘 수습해서 가져가거라"

"어머머!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로 그런 것 같네요. 그러니까 저 분은 저를 살려내시고자 일부러 제 옷과 바꿔 입은 후 충성스럽게 대신 창과 화살에 맞아 죽은 거로군요. 아이고, 고마워라! 그런 줄도 모르고 난 여태껏 저 분이 쓸모없는 변태인줄로 알았으니."

수신 왕비는 비참한 꼴로 죽어 자빠진 대정을 힐끗 다시 쳐다보고는 몹시 아쉬워했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속마음에는 이것 말고 또 다른 솔직한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자식! 기왕에 죽을 거라면 뭔가 화끈하게 일을 마무리 짓고 나서 죽던가할 것이지 도대체 이게 뭐야 공연히 사람 몸만 달아오르게 해놓고. 가, 가만. 어머! 그, 그런데.'

수신 왕비는 갑자기 뭔가 또 이상한 감이 들었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장산에게 다시 따져 물었다.

"그런데 저 분은 왜 남의 여자 귀중한 X꼭지를 혀로 쭉 빨았지요 이런 행동은 충성심과는 거리가 먼 듯싶은데."

장산은 수신 왕비의 물음에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쿠! 거기까지 진도(進度)가 나갔구나! 이걸 어떻게 둘러댄다지'

장산은 잠시 생각을 해보느라 공연히 헛기침을 몇 번 해대고는 천천히 입을 다시 열었다.

"아마도 그건 액땜을 해드리느라 그랬을 것입니다."

"네에 액땜이요"

"그렇습니다. 나쁜 일이 닥칠 것을 미리 알아서 제거시키는 현명한 일이지요. 보다시피 여자의 몸에서 가장 앞으로 돌출 되어있는 부분이 무엇입니까 어느 누구라도 그건 여자의 두 X꼭지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나쁜 잡귀들은 가장 돌출되어있는 부분을 먼저 침범하게 되는 바, 저 자는 혹시라도 나쁜 잡귀가 왕비님의 몸을 범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죽는 바로 그 순간까지 충성심을 발휘하여 혀끝으로 그곳을 핥아 드렸던 것이옵니다."

"어머! 그 그럴 필요가. 잡귀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저는 깨끗하게 소금물로 미리 목욕을 하고 나왔었는데."

"그러게 말입니다. 아 참! 혹시 왕비님의 아래쪽 깊은 곳에까지 저자가 혀로써 충성심을 발휘해드리지는 않았습니까"

"미처 거기까지는 저 분이 혀를 갖다 대 줄 틈이 없었어요."

"아무튼 그만하시길 다행이옵니다. 어쨌든 저 자의 진실 된 충성심으로 말미암아 왕비님께서 살아나셨으니 이보다 더 다행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장산은 이렇게 말하고는 죽은 대정을 슬쩍 쳐다보며 아무도 모르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지지리 복(福)도 없는 놈! 그러고 보니 짜디짠 소금 맛을 보고 죽은 셈이로구먼. 내 이럴 줄 알았더라면 이 여자에게 소금물이 아닌 달콤한 꿀물로 목욕을 하라 이를 것을.'

이때 부하들이 상관인 장산에게로 하나둘씩 다가왔다. 그들은 남자 옷을 입고 있는 수신 왕비를 보고 처음엔 무척 놀랐지만 대정이 대신하여 왕비 옷을 입고 죽었다는 장산의 설명을 듣고 나자 대정의 충성심에 크게 감탄을 하는 눈치들이었다.

"가마꾼으로 가장을 하여 산위로 올라갔던 불한당들은 모두 죽여 버렸고 다행히 소나무 위에서 창과 화살을 쐈던 놈은 나무 아래로 떨어져 크게 다치는 바람에 일단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놈을 조사해보면 이번 사건의 내막과 그 주모자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옵니다."

부하의 말에 장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지시를 내렸다.

"가마를 빨리 가져와 왕비님을 모시고 조심스럽게 내려가고, 저 충성을 다하고 죽은 의로운 자(대정)의 시신을 잘 수습해서 가져가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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