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금융질서에 대비해야 한다
새로운 금융질서에 대비해야 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2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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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황 신 모 <청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세계 금융혁신을 주도하고, 세계 인재의 산실이었던 미국의 5대 투자은행(Investment BankIB)은 자신의 모순을 극복하지 못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원인으로 지난 9월15일부터 미국 월가(街)를 휩쓸고 있는 금융허리케인은 미국 5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를 상업은행으로 전환 또는 흡수시키거나 파산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 빅 2였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한 것은 더 이상 투자은행모델로는 존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은 단기로 자금을 빌려 기업인수합병(M&A), 주식투자, 펀드, 파생금융상품 등에 투자하는 비즈니스모델인데 모기지증권의 부실로 더 이상 유동성위기를 버틸 수가 없었다.

1980년대 이후 수십년간 전개되어 온 금융자본주의 질서가 붕괴되고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도, 세계도,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준비가 없었다. 그동안 최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했고, 최고의 인재를 보유했으며 이들에게 최고의 연봉을 지급했던 투자은행은 사라지고 있다. 또한 투자은행에서 만들어 냈던 파생금융상품모델도 처참히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미국의 세계금융패권에는 제동이 걸렸고 폐허가 되다시피 한 월가(街)는 정부의 강력한 개입을 불러오고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제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9월14일 리먼브라더스의 매각협상이 결렬되자 파산신청을 했고 이후 몇 시간 되지 않아 제3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500억 달러의 헐값으로 상업은행인 BOA(Bank of America)에 매각됐다. 그리고 세계 최대보험사인 AIG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이에 미국 증시는 또다시 어떤 금융회사가 도산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으로 2001년 9·11테러이후 최대 폭락(-4.42%)을 기록했다. 이 흐름은 전세계로 확산되어 세계증시의 동반 폭락을 초래했다.

세계금융시장이 위기에 빠지게 되자 다른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위기해결에 미국과의 공조를 선언했다. 미국은 AIG에 850억 달러의 지원을 발표했고 결국 7000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금융위기를 타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부실금융채권정리기구를 만들어 금융회사의 연쇄도산을 막겠다는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으로 미국의 금융위기가 막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다.

앞으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고 미국의 재정수지적자, 화폐공급증대로 이어져 미국경제가 더욱 나빠지고 이것이 세계경제침체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경제정책 당국자들은 우리의 증권시장, 외환시장의 동향을 정확하게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 청와대, 정부, 한국은행 책임자의 미국 금융위기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고 한다. 빠른 시일내에 정부의 금융감독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일원화시켜야 한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우리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안이한 대책은 더욱 심각한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우리 경제상황도 경제침체국면에다가 가계부채문제, 비우량주택대출문제, 증권시장거품문제 등 심각하다. 새로운 세계금융질서 재편에 따른 정부의 신뢰할 수 있는 금융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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