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여제' 채시라, 말타고 활쏘는 천추태후 변신
'사극여제' 채시라, 말타고 활쏘는 천추태후 변신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2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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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주몽' 같은 역할"
호방한 여제 표현위해 무술 연습

'여명의 눈동자' 최재성과 재호흡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은 이제 옛말이다. 바야흐로 여성상위시대. 똑똑하고 당당한 알파걸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대하사극에서도 여성 지도자를 소재로 역사를 재조명하려는 시도가 엿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방영예정인 드라마 중 여성을 내세운 대하사극은 총 세편. 그 중 가장 먼저 닻을 올리는 KBS 2TV '천추태후'는 고려 태조 왕건의 손녀딸이자 목종의 어머니로 섭정을 하는 인물이다.

후대 역사서에는 그녀에 대한 기록이 미미하며 일부 남아있는 기록에도 '요부'라고 묘사할만큼 평이 좋지 못하다. 그런 만큼 인물을 연기하는데 어려움이 클 터. 이에 제작진이 뽑은 회심의 카드가 '사극여제' 채시라였다.

23일 '천추태후' 공개 촬영장인 경북 문경군 가읍면 세트장에서 만난 채시라는 다소 핼쑥해진 모습이었다. 그녀는 호방한 여제의 이미지를 표현하느라 활쏘기와 말타기를 연습하다보니 온 몸이 안 쑤신 데가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불혹의 몸으로 10Kg 가까운 갑옷을 걸치고 액션 연기를 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그녀는 10개월 전 둘째 아이를 출산한 몸. 온 몸의 근육과 뼈마디에 고통을 주는 액션연기에 도전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았다.

"저도 처음엔 이 작품을 고사하려고 했어요. 무엇보다도 얼마 전 낳은 둘째 아이가 걸렸지요. 시놉시스를 들고 온 신창석 감독님을 저희 어머니와 남편 (가수 김태욱)이 먼저 만났는데 두 사람 모두 '이 작품만은 꼭 해야한다'고 입을 모으더군요.."

고려 경종의 세 번째 황후인 천추태후는 사서 속에서 권력을 장악하고 친아들을 살해한 비정한 어머니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경종 사후 고려와 거란의 대첩을 지휘하며 고려제국을 건설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따라서 천추태후는 암살과 모략, 혹은 수동적인 인물로 일관된 사극 속 여성의 이미지를 벗어나 스스로 칼을 잡고 전쟁을 이끌어가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으로 그려진다.

"'천추태후'는 역사적으로 '요부'라는 이미지가 강해요. 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남자 못지 않게 나라를 사랑하고 걱정하며 아들마저 잃어야 했던 한 여자의 이야기랍니다. 조신하고 얌전하기 보다는 활달하고 말쏘는 것을 좋아한, 남자의 기개를 가진 여성이죠. 액션과 멜로를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더 늦기 전에 액션 연기에 대한 꿈을 이룬 게 무척 기쁘답니다. "

그녀는 이 작품에서 1991년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함께 호흡했던 탤런트 최재성과 다시 한번 연인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최재성은 공주시절부터 천추태후를 지키며 그녀를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감수하지 않는 강조역을 맡아 신라왕족의 후예 김치양역을 맡은 김석훈과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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