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보은군 속리산 망개나무<천연기념물 제266호> 괴산 사담리 망개나무 자생지<천연기념물 제207호>
17. 보은군 속리산 망개나무<천연기념물 제266호> 괴산 사담리 망개나무 자생지<천연기념물 제207호>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1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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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천연기념물 그 천혜의 비상
천연기념물 제266호 괴산 사담리 망개나무 자생지는 생물학전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韓·中·日서만 분포하는 세계 희귀종

우리나라 중부내륙 석회암 지역 주로 분포
개체수 급감… 수령 적어도 천연기념물 지정

연숙자기자· 생태교육연구소 터

◆ 보은군 속리산 망개나무

보은 속리산 탈골암 인근에서 자라고 있는 망개나무는 수령이 300년 정도 된 나무로 크기는 높이 13.6m, 가슴둘레 1.31m로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다.

◆ 괴산 사담리 망개나무 자생지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에는 우리나라 희귀식물 중 하나인 망개나무가 약 35만의 면적에 4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망개나무 잎
망개나무 줄기

천연기념물 중에는 수령이 오래되어 보존해야 하는 종이 있는가 하면 학술적 가치에 의해 보존해야 하는 종이 있다. 그중 멸종위기나 희귀식물로 지정하는 이유는 인위적인 요인으로 자생지가 훼손되면서 식물 스스로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대표적인 나무가 망개나무이다. 이름에서 예스러움이 묻어나는 망개나무는 일본과 중국,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세계희귀종이다. 현재 일본과 중국에선 눈에 띄게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게 된지 오래다.

일본· 중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선 '망개나무 삶은 물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마구 베어지며 사람들의 눈길에서 멀어졌다. 여기에 자생지에 남아있는 개체 수가 적다 보니 자가수정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며 번식력이나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자연번식이 어렵다 보니 다른 나무에 비해 수령이 오래되지 않았어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기도 하다.

망개나무는 속리산과 월악산, 주왕산 등 중부내륙의 석회암 지역에서 잘 자란다. 좁은 지역에 한계적 분포도를 보이는 나무지만 보은 속리산과 괴산 사담리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망개나무를 만날 수 있다.

근접한 거리에서 자라고 있는 두 곳의 망개나무를 찾아 떠났다. 자연도 느끼고 마음도 쉬어가는 길목 보은 속리산. 비구니 스님이 도량을 닦는다는 탈골암에서 300년을 자란 망개나무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까.
수령 300년의 속리산 망개나무

소나무가 우거진 계곡을 따라 몇 걸음 오르자 한옆으로 천연기념물 특별보호구역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나왔다. 그리고 산비탈 울타리 안에는 하늘을 향해 울창하게 솟은 망개나무 한그루가 푸른 이끼를 품고 오가는 이를 맞이하고 있었다.

주변나무에 묻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던 평범한 나무는 잔 줄기 하나 없이 곧게 하늘을 향하고 있었고, 나무껍질에 일정한 간격으로 박힌 다이아몬드 무늬는 드러내지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늬를 이루며 굴곡진 골은 푸른 이끼가 오랜 시간을 동행해 온 듯 나무를 감싸 안고 번져났다.

우리나라 망개나무 중 가장 큰 것이란 이유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지만 이 망개나무 이전에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던 속리산의 또 다른 망개나무가 있었다. 속리산 매표소 입구에서 숱한 사람들과 눈길을 마주쳤던 나무는 아들을 기원하는 이들에 의해 잘려나가 지금은 만날 길이 없다. 사라진 나무를 대신해 지금의 망개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그리고 매표소 입구에는 나무가 살았던 흔적을 알려주는 표지석만이 애물단지처럼 이리저리 옮겨다니고 있어 차라리 없는 이만 못하다는 생각이다.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속리산을 빠져나와 망개나무 자생지인 괴산 사담리로 향했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망개나무 자생지로 생물학전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속리산 망개나무가 도를 닦듯 숲 속에 자라고 있다면, 사담리 망개나무 자생지는 서민들 곁, 큰 길가에 있다.

1979년도에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되면서 주변 가덕산과 남산 일대를 천연기념물 자생지로 지정됐다. 울타리 안에는 현재 400여 그루가 나무와 바위가 뒤섞여 숲을 이루고, 크고 작은 망개나무가 자라고 있어 꽃과 열매, 나뭇잎을 관찰하기 좋다.

나무 스스로 생육하고 있는 자생지는 천연기념물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자연에서 스스로 살아남지 못하는 구조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멸종위기를 불러온다. 천혜의 자원이라 할수 있는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보전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구 상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망개나무는 이래저래 시사하는 바가 많다.
망개나무 열매

◈ "6000그루 이상 속리산 자생 추정"

인터뷰 / 김성식 충청타임즈 생태전문기자


지난 6월 26일자 충청타임즈는 "국내 최대·최고령 망개나무 속리산 천왕봉 기슭서 발견"이란 제목으로 망개나무에 관해 특종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망개나무로 거론되었던 보은 속리산 망개나무보다 200년 앞선 것으로 평가 받으며 현재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 중이다.

당시 특종 보도한 김성식(사진) 생태전문기자는 "속리산 상환암 위쪽 계곡에서 망개나무 군락지를 찾던 중 발견했다"며 "속리산에 500년 된 망개나무가 있다는 것은 많은 개체 수가 살았다는 증거로 실제 조사 현장에서 많은 수의 망개나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6000그루가 살고 있을 것으로 관련 단체는 추정하고 있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망개나무가 속리산과 괴산 인근 산에 자생"한다며 "인위적인 훼손으로 사라진 것도 많지만 정확한 학술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우리 선조의 삶 속에 깊숙이 연관지어온 망개나무는 멧대싸리라고도 부른다"는 김 기자는 "산에서 자라는 대나무란 뜻의 멧대싸리는 나뭇결이 대나무처럼 곧게 갈라지고 사용할수록 윤이 나는 특성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돗자리로 명성을 얻은 나무"라고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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