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시대의 종말
권위주의시대의 종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7.0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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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 태 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민선4기 출범 2주년, 어느새 반환점을 돌아섰다. 자치단체마다 단체장의 치적을 홍보하기에 바쁘고 언론매체마다 자치단체장의 공과를 평가 보도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어느 단체장을 막론하고 '경제'를 화두로 숨가쁘게 달려 왔고 이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런데 드러나는 실적을 보면 경제특별도를 내세운 충청북도의 15조원 투자유치는 거의가 청주시와 청원군 등 기존의 산업벨트지역에 편중하고 있어 도내 시·군간 경제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 우리 경제가 심각할 정도의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어 지역간 격차는 물론 양극화현상으로 인한 서민대중과 소외계층의 고통이 큰 문제다.

어렵기는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 유가인상, 불확실한 경기전망 등으로 투자규모를 줄이고 가능한 한 내실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신규투자보다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 차입금 상환에 주력하여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이다.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투자를 기피하는 것은 더욱 문제다. 외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에 대응하여 내실경영을 하는 것만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드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활동과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발전전략은 큰 차질이 예상된다. 더욱 수도권규제완화라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제까지 괄목할 성과를 기록했든, 그렇지 못했든 간에 더욱 분발하지 않으면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대한민국의 CEO를 자처했지만 그것은 투자유치를 위한 립서비스 차원이어야지 정말로 그랬다간 많은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자치단체장이 같을 수는 없다. 국가나 자치단체를 기업 경영하듯 할 순 없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단체장이나 리더로서 조직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구성원과 공유하며 조직내부의 결속을 통해 열정과 노력을 이끌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는 별다름이 없을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일수록 구성원의 사기를 높이는 일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구성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런데 민선이후 자치단체장들의 모습을 보면 권위주의적 요소가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단체장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결정되고 이의제기는 곧 목숨을 내놓는 것이라면 눈치보기, 예스맨밖에 더 할 수 있나.

구성원들의 열정을 이끌어내고 신바람나게 일하게끔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비자(주민)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신명이 나는 반면 그렇지 않을 때에는 의욕을 상실하고 돌아서게 된다. 구성원의 의견을 귀기울여 듣는 것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실행하게끔 격려하고 성공을 거둘 경우에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지원을 해 주되 지나친 간섭이나 관여는 구성원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아니 이 모든 것 다 않더라도 대화를 통한 참여와 신뢰는 있어야 한다. 이제 반환점을 돌아 앞으로 남은 2년 후의 평가에서는 권위주의시대의 종말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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