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종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한국 종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 박병모 기자
  • 승인 2007.11.14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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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식 주철장, 에밀레종 축소복원… 중국 종박물관에 기증
국보 29호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일명 에밀레종)의 원형을 축소복원한 청동(靑銅)종이 중국 종박물관에 기증된다.

13일 중요무형문화재 112호 주철장(범종제작부문) 원광식씨(64·성종사 대표)가 중국 베이징시 고종(古鐘)박물관에 에밀레종 축소품을 기증키 위해 출국했다.

유영훈 진천군수와 정광섭 진천군의회의장 등 지역인사와 출국한 원 주철장은 베이징시 문물국 부국장 등 현지 고위공무원들과 함께 진천종박물관, 고종박물관 사이의 정보, 학술교류 등을 확약하는 내용의 우호협약서를 교환할 예정이다.

또 협약식을 계기로 두 나라 종박물관은 각자 확보하고 있는 외국종전시관에 각국의 대표 종들을 기증하면서 우의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중국 현지에서 열리게 될 기증식에서 원 주철장은 에밀레종을 그대로 본뜬 높이 93, 지름 57의 축소품을 기증하고 고종박물관측은 이 종을 외국종전시관에 영구전시키로 했다.

에밀레종 축소품을 만들게 된 계기는 원 주철장이 지난해 말 중국을 방문했을 때 고종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에밀레종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 '한국 종의 위상이 이래서야 되겠는가'고 생각했던 원 주철장은 청동 종을 만들어 중국에 기증키로 결심하고 올해 초부터 제작에 착수, 지난달 초 축소품을 완성했다.

종 복원과 제작 부문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오대산 상원사 범종과 해인사 대적광전 종 등 신라종을 복원했고, 서울 보신각종, 충북 천년대종 등을 제작한 데 이어 2005년 봄 소실됐던 보물 479호 낙산사 동종을 복원해 성가를 높인 장인이다.

지난 2002년에는 진천군에 150여종의 범종을 기증해 국내 유일의 종박물관을 건립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원광식 주철장은 "중국을 방문했을 때 고종박물관에 세계의 각종 종들이 전시돼 있었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모든 종의 으뜸이랄 수 있는 에밀레종이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보기에 안타까웠다"며 "에밀레종을 본래 크기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마지막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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