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들이 마침표가 되는 곳
행복한 나들이 마침표가 되는 곳
  • 오영근 기자
  • 승인 2024.05.02 1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평 대동1길 `커피철학'

증평의 역사를 보면, 조선초 청연현과 도안현이 청안현으로 합쳐져 청주 관할에 있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청안이 괴산군에 흡수되면서 괴산군 관할이 되었다. 해방이후 1949년에 증평읍으로 승격되었고 1990년 증평출장소를 거쳐 2003년 증평군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울릉군을 제외하면 육지에서 가장 작은 면적의 군이다.

민가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읍내 대동1길에 가면 평점 좋은 커피집, 이름도 특이한 카페 `커피철학'을 만날 수 있다. 카페 건물은 딥그린, 브라운, 그레이 3가지 색을 컨셉으로 하였다.

젊은 주인장 김종면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커피에 대해 평생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성찰하고 싶다는 생각을 카페명 `커피철학'에 담았다.

서울이 고향인 그가 처음 커피를 접한건 2008년, 서울 교대역 근방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였다.

이후 바리스타 공부도 하고 수많은 카페와 로스팅 및 커피컨설팅 회사를 두루 경험했다. 그 과정을 거쳐 형성된 그만의 카페 운영철학과 커피주제에 대한 생각을 실현시키고자 증평에 커피철학을 오픈한 건 2021년 4월.

메인 에스프레소는 커피철학의 대표 블렌드인 `This is Problem', 브라질 파젠다 옐로우버번 40%, 온두라스 코판과 인도네시아 발리를 각각 30%씩 섞었다. 파젠다 옐로우버번은 구수함과 달큼함, 코판은 감칠맛과 단향 그리고 발리는 전체적으로 바디감과 중후한 후미를 담당한다. 커피철학이 추구하고 있는 맛의 컨셉인 `단맛과 잔향이 남는 후미'와 정확히 일치한다. 안정적인 향미를 위한 제법 강한 로스팅임에도 불구하고 3일 정도의 에이징을 거치면 비교적 부담이 적어져 데일리커피로서도 손색이 없다.

메뉴 `오늘의 커피'는 배치브루 머신을 통해 중강배전과 강배전의 달달하고 고소한 맛, 약배전과 중배전의 화사하고 복합적인 맛 두 가지로 제공된다. 김종면 대표 스스로의 취미생활처럼 생각하는 커피인데, 봄가을로 햇콩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다양한 생두를 소량씩 로스팅하여 게이샤부터 로부스타까지 커피벨트내의 온갖 다채로운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시그니처는 커피철학 크림라테, 직접 만드는 카라멜을 베이스로 한 카라멜크림라떼와 오늘의 커피가 함께 나온다. 소요되는 재료 모두 수제임은 물론이다. 크림라떼를 마시면 커피철학의 전 메뉴를 한꺼번에 맛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처음에는 가까운 동네분들이 마실삼아 카페를 찾았는데, 만 3년이 지난 지금은 손님층이 전국구 전 연령대로 넓어졌다. 보통 주중에는 30대부터 60대까지 증평주민들이, 주말에는 근처 군부대와 대학교의 20대, 그리고 가족단위로 찾는다. 어느새 매니아층도 생겼다.

정연정 문화경제학자
정연정 문화경제학자

커피철학 대표 김종면에게 있어 이제 증평은 제2의 고향이다. 그에게 증평이란 곳이 열린 느낌의 고장이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 가까이에 살가운 이웃들이 많다. 그는 커피철학이 동네사람들에게 `증평커피의 자존심'이 되길 희망한다. 또 멀리 외지에서 방문한 고객들에게는 행복한 나들이의 마침표가 되었으면 한다.

오롯한 증평 자존심과 커피의 마침표가 되기 위해 오늘도 김종면은 커피철학에서 살가운 모습으로 분주하게 오가며 늘 탐구하는 모습으로 바삐 우리를 맞이한다.

증평에는 커피홀릭 김종면이 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