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형사인데” 전화에 개인정보 넘긴 얼빠진 경찰
“나 형사인데” 전화에 개인정보 넘긴 얼빠진 경찰
  • 이용주 기자
  • 승인 2024.05.0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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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지구대서 여성 7명 이름·주소·주민번호 등 유출
사칭범 공중전화 이용 추적 어려워 … 피해자 보호 지원
첨부용. /그래픽=뉴시스
첨부용. /그래픽=뉴시스

 

경찰이 형사 사칭범에게 시민 7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2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4시46분쯤 청주시 흥덕구의 한 지구대에 자신을 같은 경찰서 소속 형사라고 밝힌 신원미상의 한 남성 전화가 걸려 왔다.

이 남자는 전화에서 “수배자를 쫓고 있다”며 특정 이름을 가진 30대 초중반 여성들에 대한 신원 조회를 요청했다.

전화를 받은 지구대 경찰관은 신원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이 남자의 요청에 따라 여성 7명의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줬다.

뒤늦게 수상한 낌새를 알아챈 경찰은 이 남자에게 다시 연락해 신원을 확인하려 했지만 남자는 잠적한 뒤였다.

경찰은 이 남자의 행방을 쫓고 있으나 공중전화를 이용한 탓에 사실상 추적이 어려운 상태다.

경찰은 피해자 7명 가운데 6명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스마트 워치를 지급하는 한편 주거지 인근 집중 순찰 등 지원 사항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명은 해외거주자라 연락이 닿지 않아 경찰서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함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게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 교육을 강화하겠다”며 “개인정보 보호 조치 강화 등 내부 개인정보 보호 관리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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