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초점/ 흰색 방울토마토 출현
뉴스 초점/ 흰색 방울토마토 출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6.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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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 부성리 이응수씨 농가서 발견
정체 놓고 '설왕설래'… 돌연변이 신품종

원줄기선 붉은 열매·곁가지선 흰 열매 "기적 같은 일"

김 성 식 <생태환경전문기자>

줄기와 잎은 물론 열매까지도 온통 흰색을 띤 기이한 방울토마토 식물체가 출현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식물 알비노'냐 '키메라'냐의 논쟁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논쟁 가운데에는 이 방울토마토 식물체가 알비노와 키메라의 성격을 모두 갖춘 세계 최초의 희귀식물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어 또 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또한 이 같은 희귀성과 중요성을 들어 경쟁력 있는 품종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 및 관계 기관의 움직임과도 관련해 귀추가 주목되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논쟁의 중심에 놓여 있는 식물은 괴산군 청천면 부성리 이응수씨(49)의 농장에서 재배되고 있는 한 방울토마토로, 이 식물체의 줄기에서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기적 같은 일'이 나타난 것. 그 기적 같은 일이란 다름 아닌 지난 3월초 접을 붙인 방울토마토 밑둥치(접목 부위)에서 줄기와 잎이 모두 하얀 가지 하나가 돋아나기 시작한 후 3개월이 지난 지금은 1m 가량 자라나 20개 가량의 흰 열매를 맺음으로써 원줄기에서는 여느 토마토와 같은 붉은 열매가, 곁가지에서는 흰 토마토가 동시에 열리는 진풍경을 보이고 있다.

"식물 '알비노'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전문가들은 줄기와 잎, 열매까지 온통 흰 점을 들어 일단 색소가 생성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백화현상, 즉 알비노(albino)란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에 출현한 것이 동물이 아닌 식물체란 점과 뿌리, 줄기, 잎이 하나의 독립된 식물체를 이루고 있는 게 아니라 원줄기의 밑둥치에서 돋아난 곁가지란 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즉, 식물체는 녹색의 엽록소를 가져야만 광합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독립 개체에서는 이파리를 포함한 식물체 전체가 흰 알비노가 나타날 확률이 거의 없으며, 또 설령 나타난다 하더라도 자체 신진대사가 이뤄지지 않아 얼마안가 고사할 것이라는 것.

하지만 이 식물체는 흰 가지가 돋아난 후 곧바로 죽지 않고 열매를 맺도록 오랜 기간 살아있는 것은 원줄기의 뿌리와 잎으로부터 생장에 필요한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받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이 식물체가 자체적으로는 광합성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는 최근 실시한 당도 측정에서 원 줄기의 열매는 일반 토마토와 비슷한 9브릭스(BX)가 나온 반면 흰 가지 쪽 열매에서는 4브릭스 이하로 나타난 것.

따라서 이 결과로 볼 때 흰줄기 자체에선 광합성을 일으키지 못하고 원줄기로부터 수분과 영양공급을 받고 있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 이 점에서 흰줄기 자체는 알비노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나, 원줄기가 여느 방울토마토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완전한 알비노는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키메라 일종일것"

완전한 알비노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 쪽에서는 이 식물체가 키메라(chimera)의 일종이라고 말한다. 키메라란 원래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머리는 사자, 몸통은 영양, 꼬리는 용의 모습을 한 동물을 가리키던 말이었는데, 식물에서는 돌연변이 등에 의해 같은 식물체 안에 다른 조직, 예를 들어 엽록소가 없거나, 있더라도 적은 조직과 정상 조직이 한 몸에 공존하고 있을 때 부르는 용어이다.

따라서 괴산의 방울토마토도 포기 전체를 놓고 볼 때는 줄기 하나, 즉 식물체의 일부가 다른 색을 하고 있으므로 키메라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에도 걸림돌이 없는 게 아니다.

왜냐면 본래의 키메라는 잎 등 식물체의 일부분이 다른 조직이나 형태를 하고 있을 때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비록 뿌리는 원줄기와 함께 붙어있지만 줄기와 잎, 열매 모두가 흰 것은 키메라의 범주를 넘어서 알비노쪽에 가깝다는 게 반론 측 얘기다.

"둘다 … 희귀 식물체"

이러한 논쟁이 일자 최근엔 이 식물체가 '알비노와 키메라의 성격을 모두 띤, 세계 유일이자 최초의 희귀 식물체'란 주장이 나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줄기 하나로 볼 때는 분명 백화현상에 따른 식물 알비노가 맞고, 포기 전체로 보면 한 몸체에 다른 형태가 공존하기 때문에 키메라라고도 할 수 있는 등 양쪽 모두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중요한 건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매우 희귀한 현상임은 분명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논쟁보다 개발을"

논쟁과는 별도로 이 방울토마토를 이용해 새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는 여론과 농촌진흥청 및 충북도농업기술원 등의 연구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이목을 끄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그 요지는 이 식물체를 대내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씨앗을 받아 후대를 생산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현상이 당대에서 끝나는 개체변이가 아니라 알비노와 같은 돌연변이여야 하며, 그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씨앗이 맺혀야 하는데, 며칠 전 충북도 농업기술원에서 채취한 하나의 열매에서 씨앗이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 따라서 앞으로 나머지 열매에서 씨앗이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엔 이 방법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또 하나는 생장점이 있는 부위를 잘라 다른 개체에 접목시키는 방법인데 이 방법 역시 현 가지에서 새 가지가 돋아나지 않고 있어 부득이 원순을 잘라야 하는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하며,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조직배양을 통해 개체수를 늘리는 방법인데 이 또한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 식물체가 광합성 작용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란 것이다.

한편, 흰토마토 출현과 관련, 일본내 학자들도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해오는 등 연일 전화문의가 빗발치는 바람에 농장주인 이씨 부부는 며칠째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이며, 신품종개발 노력에 잔뜩 기대를 걸고 흰토마토 관리에 더욱 심혈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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