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의 협박…"미르 사무총장 잘라라, VIP 뜻이다"
안종범의 협박…"미르 사무총장 잘라라, VIP 뜻이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2.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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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전 이사장 법정서 '해임 지시' 폭로 차은택도 같은 취지 요구했다고 거듭 주장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인 김형수 전 이사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재단 사무총장을 내보내라며 대통령 뜻이라고 들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씨와 안 전 수석의 10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이사장은 "안 전 수석이 당시 이성한 사무총장을 자르라는 취지로 말하며 VIP 뜻이라고 했다"며 "대통령 순방을 다녀오기 전까지 해결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이사장은 지난해 3월 안 전 수석과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에게 이 사무총장을 해고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이사장은 "차 전 단장이 연락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 사무총장을 조사했는데 문제있는 사람으로 판명됐으니 해고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며 "이후 안 전 수석이 연락해 차 전 단장과 동일한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당시 이 사무총장과 함께 업무 마찰을 일으키던 이한선 상임이사를 같이 징계하려고 이사회를 개최하려 했지 않는가"라며 "안 전 수석과 차 전 단장이 차례로 연락해 이 사무총장만 내보내고 이 이사는 그대로 두라고 요구했다"고 질문하자, 그는 "맞다"고 답했다.

검찰은 또 김 전 이사장과 이 사무총장의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미르재단 사무총장직 사임을 요구했고 재단 구성원들에게 사업 타당성 이야기를 하면 사업이 자의로 진행된게 아닌데 어떡하냐며 불만을 토로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결국 미르 사업과 주요임원 거취 문제 등은 결국 모두 청와대 등 외부 지시에 따라 결정된 걸로 확인된다"고 하자, 김 전 이사장은 "청와대 관심사업으로 정해진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전 이사장은 또 "재단 설립 후 이사들과 워크숍을 계획했는데 미르재단은 대통령이 지시해 설립·운영되는 재단으로 이사진들이 따로 모여 행동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차 전 단장이 말했다"고 덧붙였다.

안 전 수석 측 변호인은 "안 전 수석과 차 전 단장이 이 사무총장 해임만 요구했는데 이사회가 이 사무총장은 보직해임하고 이 이사는 비상임이사로 보냈다"며 "안 전 수석 말을 듣지 않고 이사회 결정을 따랐는데 재단 운영은 청와대가 관여한게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전 이사장은 "재단을 차근히 들여다보고 문제 있다는 것을 보고받고 진행한 것"이라며 "이런 것들을 안 전 수석에게 직언하고 제안했다. 이사회 결정사항은 이사회 판단으로 정해졌지만 운영 자체는 청와대 쪽과 연결돼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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