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제 폐지 '이중 플레이'
여야 공천제 폐지 '이중 플레이'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4.01.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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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 불구 새누리·민주 이해득실만
국회 정개특위 논의… 결론까지 진통 예고

유지론 부상… 6·4地選 실현 가능성 낮아

6·4지방선거의 뜨거운 감자인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이달 말까지 선거 룰을 합의해야 하는 여야는 이제 겨우 서로의 안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고 18대 대선 여야 공천 폐지 공약에 대해 여전히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는 중이다.

여야 모두 공천폐지를 약속했으나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 공천을 배제할 경우 팔, 다리를 짤라내는 셈이 되는 국회의원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선택이다.

여야 정치권 모두 똑같은 상황을 맞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선이후 지금까지도 각 정당이 약속한 공천제 폐지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여야 합의로 설치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지만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5개월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 전까지 결론을 낼지 조차 의문이다. 지역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천제 폐지를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정치권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터라 어떤 식이든 공천제 폐지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정치 지망생은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 공천 폐지를 전제로 애초 도전하려던 기초의원에서 광역의원으로 방향을 선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초의원 도전자들이 정당공천제 폐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며 정치권이 어떤 결론을 낼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수족이나 다름없는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을 포기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야당 국회의원들 조차도 공천제 폐지를 내심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공천제 폐지를 당론으로 하고 있지만 텃밭인 호남권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역시 새누리당도 영남권을 설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천제 폐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누리당 역시 자신들의 텃밭인 영남지역 등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천제 폐지가 이루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분위기 탓에 지난해 하반기까지 공천제 폐지 가능성에 무게를 뒀던 정치 지망생들이 공천제 폐지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로 선회하며 관망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기초의회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정치 지망생은 “정당공천제 폐지 논의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시간적으로나 정치여건 상 실현되기가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며 “정당공천제를 전제로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재선을 노리는 현역 기초의원들도 마찬가지다.

한 기초의회 의원은 “기초의원들에 대한 공천이 배제된다면 당장 각 정당이 선거를 치르는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국회의원들이 선거를 치르기 위해 기초의원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 오게 되는데 이를 찬성할 의원들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각 정당이 대선 공약 이행차원에서 어떤 행태든 공천제 폐지를 실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대선공약이라는 점에서 어떤 형태든 공천제 폐지에 대한 접근이 있을 것”이라며 “기초단체장까지는 몰라도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는 가능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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