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오 세 영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8월은 오르던 길을 멈추고
한 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 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 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 세상은 경계에서 열리고 경계에서 닫히기도 하고, 이곳과 저곳의 접점을 오가며 마주치기도 합니다. 계절과 계절이 경계를 이루는 요즘, 폭염에 뜨거워진 공기층 사이로 가을빛이 가늘게 내려앉습니다. 하늘도 높아지려는 듯 푸르게 푸르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펄펄 끓는 녹음도 곧 유순하게 단풍들 날도 머지않은 듯합니다.
저작권자 © 충청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