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시
8월의 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8.21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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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오 세 영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8월은 오르던 길을 멈추고
한 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 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 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세상은 경계에서 열리고 경계에서 닫히기도 하고, 이곳과 저곳의 접점을 오가며 마주치기도 합니다. 계절과 계절이 경계를 이루는 요즘, 폭염에 뜨거워진 공기층 사이로 가을빛이 가늘게 내려앉습니다. 하늘도 높아지려는 듯 푸르게 푸르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펄펄 끓는 녹음도 곧 유순하게 단풍들 날도 머지않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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