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그립습니다
여름 늦더위가 짱짱합니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기세에
실바람조차 한 점 없습니다.
아스팔트를 타고 오르는
끈끈한 열기
턱, 턱, 목까지 차오르고
몇 걸음에 지쳐 그늘을 찾게 하는,
여름의 막바지 길목은
태양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도심의 한 뼘 그늘이
얼마나 그리운 공간인지는
거리를 걷다 보면 알게 됩니다.
짧은 신호등을 기다리면서도
가로수 그늘을 찾아 몸을 맡기는
본능적 행동.
타버릴 듯 올라가는 수은주에
스스로 가치를 드러내는 나무들
비로소 눈에 들어옵니다.
더위를 가중시키는 것은
비단 태양만이 아닙니다.
말매미도 한 몫 합니다.
떼로 몰려 울어재끼는 이들은
밤낮이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숲을 잃은, 삶터를 잃은
저들의 목소리를 생각하면
울음소리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제때 짝을 찾지 못하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종족들의 소리를
사람들은 시끄럽다고 난립니다.
사람도, 매미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누군가도 숲이 그립습니다.
쉬어 갈 숲,
의지할 숲,
그냥
그대로의 숲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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