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누출사고의 후유증
SK하이닉스 누출사고의 후유증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3.03.26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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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취재1팀장(부국장)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로 충북경제의 중심인 청주산업단지가 ‘동네 북’이 됐다.

오죽했으면 ‘화약고가 된 청주산단’이란 표현이 등장했는지 곱씹어 볼 일이다.

지난 1977년 1단지 완공으로 기업이 입주하기 시작한 청주산단은 충북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제조업 불모지 지대에서 충북산업을 이끌고 오창산단과 오송산단 등 주변지역으로 기업들이 확장해 나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곳이기도 하다.

면적이 410만㎡에 달하고, 모두 360여개사가 입주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2조7100여억원의 생산액과 58억 68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하고 있다. 충북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고용인력 또한 2만6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전국 지방산단 중 손꼽히는 곳이다.

그러나 산단이 조성돼 기업들이 가동을 시작한지 30년이 넘고, 도시팽창으로 인해 단지가 아파트로 둘러쌓이면서 크고 작은 환경문제가 잇따랐다.

처음에는 수질문제였다. 몰래 또는 기준치 이상의 폐수 방류 등이 한때 환경의 최대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강한 규제와 시설확충으로 이 문제는 이제 옛 이야기 쯤으로 들린다. 이후 대두된 것이 악취였다. 이 역시 원인파악과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 일부기업의 생산공정 해외이전과 대기 정화시설 강화 등으로 점차 수그러드는 추세다.

그러나 최근 빚어지고 있는 유해화학물질 폭발사고와 누출사태는 예기치 못했던 또다른 환경사고다. 그러면서‘사업장 안전은 자만하면 안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사고는 유독성물질의 공기 중 대량유출이라는 점에서 국내외적으로 흔치않은 환경재앙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는 인근지역 주민들은 물론 농작물과 가축, 토양과 수질에 두고두고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이번 SK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의 염소 누출도 염려스러웠던 부분이다.

누출시간이 30초에 불과했고, 극히 미량으로 라인내에서 정화가 됐다며 회사측은 억울해 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차례에 걸쳐 유해화학물질의 위험성이 강조됐고, 며칠전에는 인근 기업에 환경부장관이 집접 방문해 화학물질 처리의 중요성이 부각된 상황이어서 이번 사태는 더욱 크게 다뤄졌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기업에게 돌릴수만도 없다. 이런 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온통 집중되면 될수록 기업들은 생리적으로 더욱 움츠려들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연 누가 이런 분위기 속에 조그만한 사안까지 일일히 사고신고를 할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따라서 문제를 간과해서도 안되겠지만, 과잉반응을 보이는 여론의 뭇매도 자제돼야할 부분이다.

더욱이 하이닉스의 경우 사고 닷새가 지나도 벌집 쑤셔놓은 듯 혼란스럽다. 관계기관의 조사만해도 경찰과 노동부, 환경부, 충북도, 가스공사까지 넘쳐난다.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는 조사에 무슨 대책이 나올지 어수선하기만 하다.

이제 조사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고 이에 따른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이런 사고를 계기로 화학물질 정보공개시스템을 마련하고, 유독물질 안전관리 법적기준도 재검토해야한다. 이는 인근 공장에서 어떤 유독물질을 얼마나 다루고 있는지 주민들이 알아야 누출 사고 때 스스로 대비할 수 있고, 이를 알고 있는 주민들의 존재는 해당 업체에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작용해 잠재적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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