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는 뭘 했나
기성세대는 뭘 했나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2.01.2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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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학교폭력을 근절하겠다고 온 나라가 난리다.

교육당국은 전수조사를 통해 통계 자료를 만들겠다며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작성토록 했다. 심지어는 생활기록부에 폭력 사실을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졸업 뒤 5년, 고등학교는 10년 동안 기록·보관하는 것은 물론 입시전형자료로 제공, 입시에 반영하겠다고 한다. 죄지은 어른들에게 붙이는 별달기를 학생들에게도 적용하겠다는 발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7일 교육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알면서도 행동에 옮기지 않은 것, 나부터 반성한다"고 말했지만 학교폭력을 대하는 기성세대의 태도는 여전히 고압적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 또한 한 방송에 출연해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체육시간을 현재보다 50% 늘리면 된다고 말했다. 한때는 글로벌시대 운운하며 예·체능시간을 줄여 영어집중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한게 엊그제다.

청주미평학교 교정위원으로 활동 중인 한 스님은 "사회에서 문제아로 찍혔던 학생들을 막상 만나보면 나름의 목표도 있고 꿈도 있다"며 "왜 그들의 고민에 관심이 없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길면 6개월 미평학교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소위 문제학생이다. 하지만 이들뒤엔 학비로 나온 지원금을 술값으로 탕진하는 부모가 있고, 자식이 집에 들어오는지조차 관심이 없는 부모들이 수두룩하다. 집이 있어도 갈데가 없어 미평학교를 떠나는 게 두렵다고 말하는 청소년들. 이들에게 기성세대들은 어떻게 했는가?

친구를 이겨야 일류대학에 갈수 있고, 밟아야 살아남는다는 경쟁심 보다는 '친구가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공자의 말을 가르치지 못한 부끄러움은 없는지 되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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