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은 땅 위에 머리는 구름 위에
발은 땅 위에 머리는 구름 위에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7.2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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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영회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회장>

지난주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적십자의 글로벌 리더 프로젝트의일환으로 전국에서 선발된 초·중·고·대학 RCY(청소년적십자)단원들과지도교사 등 50명을 이끌고 뉴욕의 유엔본부와 워싱턴의 미국적십자본부, 주미한국대사관을 공식 방문하고 필라델피아의 독립기념관, 자유의 종, 그리고 국회의사당, 제퍼슨 기념관, 링컨기념관, 스미소니언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그리고 조지타운대학,유펜대학 등 곳곳의 명소를 한 주일동안 둘러보았습니다.

글로벌리더프로젝트는 대한적십자사가 청소년들에게 선진문명을 접하게 하여 꿈을 심어주어 국제적인 인물로 키우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역점사업의 하나입니다.

지금은 유엔사무총장의 자리에 올라있는 반기문 총장이 충주고등학교 3학년 재학시절 청소년 적십자 단원으로활동하면서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학생 대표로 미국에 건너가 백악관에서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고 외교관의꿈을 키워 기적 같은 원대한 꿈을 현실로 만든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저지난해부터 청소년 해외 시찰계획을 세워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들을 선발, 미국에 파견하고있는데 그것이 바로 글로벌리더프로젝트입니다.

당연히 이 계획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반기문 총장을 방문하는 일입니다. 반 총장을 직접 면담하는 일이야말로 내일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갖게 하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기문 총장은 고국에서 온 RCY후배들을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바쁜일정 속에서도 특별히 시간을 내준 반총장은 "내가 오늘 유엔사무총장의 자리에 있게 된 것은 바로 청소년 적십자가 시발점"이라면서 "고등학교 때인 17세에 처음 미국에 와 꿈을 갖고그것을 키웠다"고 어린 후배들에게RCY와의 인연을 힘주어 말했습니다.

반 총장은 "발은 땅을 딛되 머리는구름 위에 두어야 한다"며 높은 이상을 가질 것을 강조하고 "외국에 나가면 반드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목적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면서"여러분은 한국이나 동북아 중심의 좁은 시야를 벗어나 더 큰 세계를 보아야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반 총장은 또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어 세계15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면서 "여러분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부모님세대의헌신 덕분임을 잊지 말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 총장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어린후배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면서 대선배로서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RCY단원들은 TV화면에서나볼 수 있던 반 총장을, 그것도 뉴욕 중심부 유엔본부에서 상면한 믿기 어려운 사실을 평생 잊지 못할 감동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나는 이번 유엔방문에서 반기문 총장의 설명하기 힘든 막강한 권위를 보았습니다. 전 세계 192개 회원국을 거느린유엔의 사무총장이라는 자리, 그러기에그 자리를 '세계대통령'이라고비유하는것은 아닐까. 그는 이미 세계한가운데'위대한 인물'로 우뚝 서 있었습니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나는 이번 미국방문을 통해 초강대국 미국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구상의 서로 다른 200여 종족이 모여사는 나라 미국, 230년의 짧은 역사에도불구하고 어떻게 세계제일의 초강대국이 되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각기 다른 이질적인 민족이커다란 용광로에서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로 용해되어 무서운 힘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결론을 지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서 있는 이곳, 지구반대편 내 나라가 생각났습니다. 단일 민족을 자랑하고, 5000년 역사를 자랑하면서 남과 북이, 동과 서가, 세대와 계층이 사분오열 대립하며 온갖 갈등으로 영일이 없는 작은 나라, 대한민국이 떠올랐습니다.

워싱턴, 뉴욕의 여름도 한국처럼 더웠습니다. 33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꽉짜여 진 일정, 주마간산이었지만 유익한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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