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의 의지
단체장의 의지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9.10.1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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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금란<교육·문화부차장>
충북도교육청과 충남교육청, 충북대, 충남대 등 4개 기관에 대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국정감사가 13일 끝났다.

다리 뻗고 잘 것 같은 피감기관들의 담당자들은 국감이 끝났음에도 의원들이 요청한 한 움큼의 서면 자료 준비에 또 한번 피곤한 1주일을 보내야 한다. 서면 요구자료도 국감 자료만큼 많아 또 한번의 국감을 치를 판이다.

이런 와중에 국감장의 뚜껑이 막상 열리고 나면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장에게 가장 많이 묻는 말이 무엇일까 자못 궁금했다. 지난해 국감장에서도 그러했고, 올해 국감장에서도 돌이켜보면 '단체장의 의지'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어떤 사안에 대해 질타를 해도, 긍정적으로 칭찬을 받을 만한 정책을 짚어낼 때도 의원들은 한결같이 "단체장의 의지에 달렸다", "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

단체장의 의지가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는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충북대학교 국감장에서 연출됐다.

대학 측은 지난 3년 동안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을 갖춘 체육진흥센터(가칭) 건립을 추진해 왔던 게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과 교직원 간의 마찰도 있었고, 교육시설임을 강조하는 대학 측에 비해 학생들은 소수를 위한 시설이라며 최근까지 반발 움직임이 지속돼 왔다.

이런 가운데 충북대 국감에서 한 의원이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면 사업계획을 백지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에 임동철 충북대 총장은 "구성원 대다수가 반대한다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사업을 원점으로 돌린다는 것 자체가 쉽지않은 결단이 요구된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국감이 열리기 전 임 총장이 체육진흥센터 건립과 관련해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대학 안팎에서는 관심사였다.

체육진흥센터를 하겠다, 안 하겠다는 식의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 국감장에서 발언한 만큼 단체장 의지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국감을 지켜본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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