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가 세계질서 재편하나
브릭스가 세계질서 재편하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5.2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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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규의 경제칵테일
안창규 <경제칼럼니스트>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소위 브릭스(BRICs) 국가 정상들이 다음달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브릭스는 지난해 초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이후 잇달아 재무장관 회담을 여는 등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공조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은 멀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깝게는 1989년 소련의 붕괴로 인한 냉전 종식 이후 경제질서를 지탱해온 '팍스 달러리움(Pax Dallarium)'으로 표현되는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대한 도전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다음달로 예정된 브릭스 4개국 정상회의를 지지한다'며 '브릭스 4개국은 모두 신흥대국으로 많은 국제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릭스 컨센서스'가 금융위기 이후 세계질서 재편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4개국 실무진은 지난 13~14일 인도에서 브릭스 서밋준비회의를 갖고 앞으로 매년 정례적으로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또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에 4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 정례모임을 가질 것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브릭스 서밋준비회의는 국제통화기금(IMF) 민주화를 정상회담의 주요의제로 제시했다.

IMF 개혁과정에서 4개국의 의결권 비중을 늘리고 개도국의 목소리를 키우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IMF에서 브릭스 의결권을 모두 합쳐도 비중이 10.66%로 미국(16.77%)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4일 브릭스 관리들은 IMF 추가 출자 방식을 협의하기까지 했다.

또한 지난 4월초 런던에서 G20 금융정상회의가 개최되기 직전 중국의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이 '기축통화를 달러에서 IMF 특별인출권(SDR)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점을 감안하면 달러 기축통화 변경문제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을 방문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서는 달러화 대신 양국 통화인 위안화와 헤알화로 무역결제를 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무역때도 이미 양국 통화로 결제를 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이처럼 브릭스 컨센서스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브릭스 경제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42년이면 브릭스 경제규모가 현재의 주요 7개국 (G7)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브릭스간 경협을 강화하고 있다. 브라질의 유전개발을 위해 100억 달러를 저리로 빌려주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동안 자리잡아 온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질서를 브릭스 4개국이 공조를 통해 재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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