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불교계 마음 상했다면 유감"
이 대통령 "불교계 마음 상했다면 유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10 2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인촌 장관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어청수 청장에 사과 지시
이명박 대통령(사진)은 9일 "본의는 아니겠지만 일부 공직자들이 종교편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언행이 있어서 불교계가 마음 상하게 된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오늘 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을 계기로 공무원들이 종교 중립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갖게 하고 앞으로는 종교편향 오해가 없도록 인식시켜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경위야 어찌됐든 불교계의 수장에게 결례를 해서 물의가 빚어진만큼 어청수 경찰청장은 불교지도자를 찾아 사과하고 앞으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에 그치지 말고 앞으로 종교편향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적인 추가대책을 강구하라"고 유인촌 장관에게 지시했다.

◇ 야당 "李대통령 언급 미흡, 어청장 경질해야"

야당은 9일 이명박 대통령의 종교편향 논란에 대한 유감 표명과 관련, 어청수 경찰청장의 경질이 없는 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불교계 관련 언급을 한 요지는 어청수 청장이 사과하고 관련규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진정으로 사과하고 어청수 청장을 경질해서 교범으로 삼으면 되는 것을 왜 이렇게 꼬이게 만드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최 대변인은 "대통령의 인식과 자세가 너무 한가롭게 느껴진다. 더더욱 그 핵심인물로 어 청장을 불교계에서 지목하고 있는데 찾아가서 사과하라는 대통령의 이야기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저녁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아버린 정권이 국민과 대화를 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불교계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법 개정을 약속했으나 불교계가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 수용을 거부함으로써 사과의 신뢰성은 크게 훼손되었다"며 "사과를 할 바에는 불교계와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수준으로 했어야 했고 등 떠밀린 느낌의 유감표명으로는 종교 편향성 논란을 종식 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서도 "사전에 계획된 시나리오에 맞춰 현 난국을 타개하는 돌파구로 활용하려 한다면 오히려 신뢰는 더 멀어질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진솔하게 국민과 대화에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불교계는 대통령의 공개사과와 어청수 청장의 파면, 종교차별금지 법제화, 촛불집회 수배자 해제 등 4대 요구를 천명했다"며 "그 중의 핵심이 대통령의 사과와 어 청장의 파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단순한 유감표명이 아니라 불교계에 진심으로 사과를 구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은 불교계와 화해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고 기독교 중심, 반촛불 중심, 어청수 중심의 독재본색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알고 불교계와 함께 4대요구 관철을 위해 국민들은 다시 한 번 촛불의 광장에 모여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여당 "불교계가 대통령 진심 받아들여야"

한나라당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종교편향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과 관련, 불교계도 이 대통령의 진심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명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인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직접 유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대통령의 유감표명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며 "불자들도 대통령의 진심을 받아들여 넓은 아량으로 불신의 장벽을 걷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차 대변인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와 여당도 종교편향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고 대웅전에 모신 부처님 앞을 걷는 것처럼 조심에 조심을 거듭할 것"이라며 "종교를 이용해 정치적 편 가르기를 하려는 사람들도 국가를 생각해서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