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인수' 칼자루는 KT로
'현대 인수' 칼자루는 KT로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1.0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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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이사회 "가입금 더 낸다면 창단 환영"- KT "글쎄"
기존 구단들의 반발로 난항을 거듭하던 KT의 프로야구단 창단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오전 10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신상우 KBO총재의 주제로 8개 구단 사장들이 참가한 가운데 2008년도 1차 이사회를 개최해 최대 현안인 KT의 프로야구 진입문제를 놓고 5시간여 동안 격론을 벌인 결과, KT의 창단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일성 KBO사무총장(사진)은 이날 오후 3시 KBO 기자실에서 "KT야구단 창단을 전폭 환영한다. 모든 야구인들과 국민들이 염려했던 7개 구단의 우려에서 벗어나 8개 구단으로 출발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야구팬들에게 더 가깝게 사랑을 받도록 배전의 노력을 할 것을 다짐했다"는 KBO 이사회의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신상우 KBO총재를 비롯한 구단 사장단으로 구성된 KBO 이사회는 최고의결기관은 아니지만 사실상 프로야구 운영에 관한 전권을 쥐고 있어 이번 합의는 KT의 현대인수 후 프로야구단 창단에 가시적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두산, LG 등 일부 구단들은 KT의 프로야구 신규가입금 60억원이 지나치게 적다는 점과 최대시장인 서울에 들어서는 입성금마저 전무하다는 점을 들어 KT의 창단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8개 구단으로 리그를 운영해야 한다는 여론을 고려해 KT의 프로야구 진입을 허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물론 이번 이사회의 합의가 곧바로 KT의 프로야구단 창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 사무총장은 회의 결과를 발표한 자리에서 "이사회는 지금까지 야구발전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던 전 구단은 이왕에 한가족이 되는 KT에게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BO에 보다 성의있는 조치가 있기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KBO 이사회는 KT의 창단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동시에 창단과정에서 KT가 기존에 알려진 60억원 이외에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 사무총장도 "오늘 이사님들의 의견을 받고 KT 관계자들을 만나 이른 시간 내에 이사회를 열어 모든 부분에 대해 최종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가 일단 KT의 새 구단 창단에 환영의사를 밝힘에 따라 공은 KT쪽으로 넘어갔다. 전날까지 KT는 KBO측과 합의한 기존 가입금 외에 더 이상의 돈을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KT 홍보팀 김철기 과장은 이사회 결과 발표 직후 "아직 KBO측에서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해 우리측 입장을 밝힐 수 없다. 충분히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7일, 31일 이사회에서 창단 안건을 상정하겠다"고만 밝힌 상태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KT가 헐값 논란이 일고 있는 현대인수와 관련, 상황에 따라 일정액을 더 낼 수 의지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어 결국 KT의 '성의' 수위가 최종적인 새 구단 창단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 앞서 신 총재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KT의 현대인수 협상과정에서 비밀유지를 위해 부득이 기존 구단들에게 소외감을 준 점을 사과해 사장단의 반발을 누그러뜨렸다. 신 총재는 "기존 구단의 권위와 자존심을 실추시킨 책임을 어떻게 지느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자신의 향후 거취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관심을 모았다.

이번 이사회에서 합의된 사안은 이달 중순쯤 8개 구단 구단주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KBO 총회에서 최종 결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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