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 '李서 昌으로' 막판 급선회 왜(?)
심대평 '李서 昌으로' 막판 급선회 왜(?)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2.03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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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지분 보장 고려' 결단 촉진
이명박이냐 이회창이냐 고심하던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결국 '창(昌)'을 빼 들었다.

국중당은 전날까지 '沈-李' 연대냐 '沈-昌' 연대냐를 놓고 격론을 거듭하다 3일 오전 심 후보가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후보 단일화를 일단락 지었다.

정진석 공동선대위원장이 이명박 후보와의 단일화 반대 기류를 제압하려고 공동선대위원장 사퇴 카드를 뽑으며 지도부 압박에 나섰지만 소용 없었다.

한나라당과 국중당은 비공식 채널을 통한 막후 협의를 계속해 왔다. 한나라당측은 심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해 "대체로 괜찮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흐름이 좋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국중당과 심 후보는 '중도보수'라는 당색과 충청표 결집력으로 그간 이명박·이회창 양 진영의 구애를 동시에 받았다.

한때 한 배를 탔던 이인제 후보도 틈날 때마다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은 정책과 가치가 비슷해 함께 갈 수 있다"며 영입 의사를 밝혔다.

'러브콜' 세례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던 심 후보가 갑자기 이회창 호(號)에 합류한 데에는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의 '구멍가게' 발언이 결정타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사무총장이 전날 국중당과의 단일화와 관련, "구멍가게 지분으로 장사하면서 맞는 값을 불러야지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면 장사가 되겠느냐"고 평가절하자 심 후보측이 발끈한 것. 이명박 후보가 직접 심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무총장의 발언은 진의와 달리 왜곡됐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소용 없었다.

심 후보도 단일화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사무총장의) 발언은 충청인들의 자존심을 뭉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한마디로 오만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지율 정체와 후보 단일화에 대한 당 안팎의 기대심리가 상승하면서 현 상황을 타계할 방법을 고심하던 심 후보는 '구멍가게' 발언으로 결정을 앞당겼다.

심 후보는 "이명박 후보 검증 이후 이 후보던 이회창 후보던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시기가 빨라졌다"고 말해 이 사무총장의 발언이 이번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후보와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지분을 보장받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는 점도 심 후보의 결단을 촉진시킨 요인으로 보인다.

'지분 때문에 여기저기 기웃거린다'는 낙인이 찍히면 자칫 충청권에서의 입지까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나라당의 경우 '줄 서기'가 이미 끝나 총선 이후 지분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심 후보로서는 무소속인 이회창 후보와 연대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는 계산도 했을 법하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조직력의 한계를 절감한 이회창 후보 입장에서도 국중당과의 연대로 5석의 의석과 충청권 표밭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보수진영의 합종연횡이 대선 판세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심 후보의 지지 선언으로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상승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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