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김치 중국산에 도전장 … 업계 갸우뚱
못난이김치 중국산에 도전장 … 업계 갸우뚱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4.05.01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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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지원 불구 가격 2~4배 격차 … 극복 난망
국산원재료 사용 한계 … 생산 확대 앞서 대책 필요
명품화 전략 지역농산물 경쟁력 저하 초래 우려도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속보=충북도가 브랜드화한 못난이 김치의 생산 판매 확대(본보 4월 29일자 1면 보도)를 통한 저가의 중국산 김치와 경쟁을 시사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자칫 명품브랜드 전략을 통한 고부가가치 경쟁체제에서 지역농산물의 경쟁력 저하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달 열린 제416회 충북도의회 임시회 대집행부 질문 과정에서 중국 김치와 경쟁할 수 있는 못난이 김치 생산 판매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중국산 김치의 저가 공세를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못난이 김치는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국산 김치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서울 양재동 하나로유통센터에서 못난이 김치가 다른 국산 김치보다 (중량에 따라) 5000원에서 1만원까지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농협 하나로마트 청주점에서는 못난이 김치(10㎏)는 3만6900원, 농협김치(4.5㎏)는 3만7900원에 판매 중이다. 중량 차이를 감안하면 못난이 김치가 농협김치의 절반 이하 가격이다.

네이버쇼핑에서는 못난이김치(10㎏)는 4만900원, 국산김치(10㎏)는 제품에 따라 5만3800원~5만6800원에 판매 중이다. 못난이김치가 국산김치보다 1만원 가량 저렴하다.

못난이 김치가 국산김치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중국산과는 큰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쇼핑에서 중국산 김치(10㎏)는 9900원~1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못난이 김치보다 2~4배 가량 싼 가격이다.

못난이 김치가 국산김치와는 차별화된 가격에 판매되면서 경쟁력을 갖췄지만 중국산과는 가격경쟁을 극복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치관련 제조업계와 유통업계 관계자는 “못난이 김치는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원가가 국산김치와 비슷하다”며 “다만, 충북도가 도시농부 사업을 통해 못난이 배추를 공급하면서 인건비 등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국산김치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중국산과의 가격 격차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못난이 김치 판매과정에서 수입원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한 판매가격을 더 낮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충북도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없다면 못난이 김치가 중국산은 물론 국산김치와의 경쟁력 조차 확보하기 어렵다”며 “지역농산물의 명품 경쟁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이 아닌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농산물에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가 워낙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어 못난이 김치가 가격 경쟁력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며 “중국산과 경쟁이라는 목표를 설정해서 가격경쟁력을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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