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 투자의 31%는 CVC…"중견기업도 지원해야"
벤처캐피탈 투자의 31%는 CVC…"중견기업도 지원해야"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3.10.0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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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CVC들 :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발간
VC 투자규모 전년비 17% 줄었지만 CVC는 유사

"중견기업 CVC 설립 촉진 위해 분리 규제 필요"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의 투자규모가 전체 벤처캐피탈(VC) 투자의 31%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간한 '한국의 CVC들 :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침체로 인해 전체 VC 투자규모가 2022년 14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음에도 불구, CVC 투자규모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4조5000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VC 투자 대비 31% 수준이다.



해당 리포트는 독립법인 CVC에 비해 사내부서 CVC의 투자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봤다. 2022년 기준 독립법인 CVC 투자금액은 전체 벤처캐피탈 투자의 13%, 사내부서 CVC의 투자금액은 전체 벤처캐피탈 투자의 19%를 차지했으며, 사내부서 CVC의 투자규모는 2021년부터 독립법인 CVC 투자규모를 추월했다.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해당하는 대기업집단 82개 그룹 가운데 CVC 투자활동 이력이 확인된 곳은 52개로 전체의 63%이다. 이 가운데 독립법인 CVC 운영 이력이 확인된 곳은 30개로 전체의 37%, 그룹·사내부서 CVC 운영 이력이 확인된 곳은 46개로 전체의 56%, 그룹 내 둘 다 운영 이력이 있는 곳은 24개로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특히 일반지주회사의 CVC 제한적 보유를 허용한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대기업의 독립법인 CVC 설립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6개의 대기업 독립법인 CVC 중 2022년 이후 설립된 곳은 7개로 전체의 19%에 해당했다.



리포트는 2020~2022년 사이 발생한 323건의 M&A 거래를 기준으로 M&A 전 CVC 투자가 선행됐는지도 분석했다. 그 결과 48.6%에 달하는 157건의 M&A에서 CVC 투자가 직·간접적으로 선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포트는 M&A 전 선행된 CVC 투자는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323건의 M&A 가운데 17건은 M&A 이전에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에 독립법인 또는 사내부서 형태의 CVC를 통해 지분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CVC 투자가 M&A 거래를 염두에 둔 피인수기업에 대한 실물옵션 기능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음 100건 M&A에서는 M&A 이전에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이 속한 산업분야의 다른 스타트업에 CVC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연속적 기술변화를 감지하고 적절한 피인수기업을 물색하기 위한 마켓센싱 기능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40건은 M&A 이전에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과는 전혀 다른 산업 분야의 스타트업의 CVC 투자를 선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VC 투자활동을 통해 스타트업의 가치를 발굴·평가하며 투자역량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리포트는 국내 CVC 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으로 중견기업의 CVC 투자 확대를 제안했다. 공정거래법 제20조는 일반지주회사의 제한적 CVC 보유를 허용하고 있는데, 조사 결과 2022년 기준 이 법령을 적용받는 일반지주회사 158개 중 대기업은 47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머지 111개 기업은 중견기업으로, 대기업을 제한하고자 도입된 규제가 실제로는 중견기업 CVC의 투자를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중견기업 CVC 설립을 촉진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분리해서 규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포트에는 국내 CVC 현황과 CVC 투자가 M&A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제언이 담겼다. 연구 수행은 강신형 충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맡았다. 한국벤처투자 벤처금융연구소가 연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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