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국립大 지역사회 외면
충북 국립大 지역사회 외면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7.05.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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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주민회원 예치금

발전기금 기부 전환

“주민위해 개방한다더니”

징수 창구 활용 맹비난

충북지역 국립대학들이 대학도서관을 이용하는 주민 회원들의 예치금을 발전기금 기부로 전환하면서 지역사회를 외면한 행정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대학 운영을 표방하고 있는 이들 대학들이 주민들에게 개방한 대학도서관을 발전기금을 거둬들이는 창구로 활용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역 국립대학들에 따르면 충북대와 한국교원대, 청주교대가 주민 회원들의 예탁금을 발전기금으로 변경운영하고 있다.

이들 대학들은 졸업생과 지역주민들의 학습·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의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일반인 도서관 회원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부족과 대학구조개혁평가라는 명분을 내세워 일반 회원들의 예탁금을 대학 발전기금으로 전환했다.

충북대는 1일부터 도서관 일반 회원을 대상으로 예탁금을 반환하고 있다. 이 대학은 지난 2004년부터 일반인 도서관 회원제를 운영했으나 9년 만에 예치금 제도를 폐지하고 발전기금 전환을 결정했다.

충북대 도서관에 등록한 일반 회원은 3600여명이다. 이 가운데 2013년 발전기금 전환 이후 일반회원 2900여명은 예치금 5만원을 찾아갔지만 680여명은 예치금을 아직 찾아가지 않았다. 찾아가지 않은 예치금은 3500여만원이다.

대학 도서관을 이용하는 일반인의 경우 5만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하거나 최근 2년 내에 출판된 도서 5권을 기증하면 도서관을 3년 이용할 수 있다. 3년이 지나면 또다시 5만원을 내야 한다.

충북대는 일반회원을 대상으로 예치금 반환을 1일부터 2022년 4월 30일까지 5년간 실시한다. 반환기간이 종료된 뒤 미반환금은 국고로 귀속된다.

예치금 전환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충북대 관계자는 “대학 예산이 부족한 이유도 있고 매년 도서기금이 감소해 도서관 자료 확충과 예산 확충의 여러 이유 때문에 발전기금으로 전환한 것으로 안다”며 “대학 도서관에는 전문서적도 많고 일반 회원은 전문서적을 비롯해 소장 도서를 대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대는 지난해 도서관 일반 회원에 대한 예치금 제도를 폐지하고 납부 비용을 발전기금으로 전환시켰다.

발전기금 전환 이유로 대학은 미래도서관 건립기금 모금 운동과 이용자 편의시설 향상이라고 밝혔다.

교원대는 일반회원 가입 시 5만원 이상의 발전기금을 기탁하도록 변경했다. 일반회원 도서관 이용 기간은 1년으로, 매년 발전기금을 납부해야 이용 기간이 연장된다. 일반회원이 납부하는 도서관 발전기금은 이 대학 미래도서관 건립 기금으로 쓰여진다.

청주교육대 역시 도서관을 이용하는 일반 회원이 낸 예치금을 발전기금으로 전환시켰다.

대학들은 도서관 일반 회원에 대한 예치금 제도를 변경한 이유로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외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학평가 분야 중 정성평가 항목에 대학 재원 확보 노력 점수가 반영돼 있고 국가장학금 배정 규모가 교내 장학금 지급 비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발전기금으로 지급되는 장학금도 교내 장학금 비율로 인정해 준다.

도내 국립대학 도서관을 이용하는 한 주민은 “지역 대학들이 주민을 위해 대학을 개방한다고 해놓고 주민들이 낸 도서관 이용 예치금을 대학에 필요한 예산으로 쓰기 위해 발전기금으로 전환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발전기금은 교직원이나 동문들이 나서서 고민해야 하는 데 세금을 들여 지은 도서관을 이용해 발전기금을 조성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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