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살인 … 인명 경시 위험수위
툭하면 살인 … 인명 경시 위험수위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02.25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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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천안 아파트 흉기살해·25일 세종서 총기난사사건

분노조절장애·피해망상 등 극복 못하고 폭력행사

전문가 “물질적가치 숭상 사회풍조탓 … 치료 시급”
극단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등 우리 사회의 인명경시 풍조가 위험수위에 놓였다.

25일 오전 세종시 장구면 금암리 한 편의점에서 엽총 난사사건이 발생했다.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강모씨(50)는 사실혼 관계에 있던 김모씨(48·여)와 편의점 운영 등을 하다가 1년 6개월 전 헤어졌고 이후 재산 분할 등 지분 문제로 다투다 이날 범행을 저질렀다.

강씨는 이날 오전 8시 10분쯤 김씨가 거주하고 있는 상가건물 앞에 숨어 있다가 출근하려고 SM5에 탑승해 있던 김씨의 오빠(50)를 향해 엽총을 발사했다. 이어 강씨는 50m 부근에 위치한 김씨의 아버지 집에 침입, 식사 중이던 김씨의 아버지(74)를 향해 다시 엽총을 발사했다.

그 후 바로 옆 편의점(김씨 아버지 소유)에 들어가 계산대에 서 있던 김씨 딸의 현 동거남 송모씨(52)를 향해 엽총을 쏴 총상을 입혔다. 이후 편의점에 신나를 뿌린 뒤 불을 지르고 산타모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총상을 입은 김씨의 오빠, 아버지, 현 동거남 송씨 3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강씨는 경찰이 수색을 시작한 지 2시간 뒤인 오전 10시쯤 범행장소에서 4㎞ 떨어진 세종시 장군면 금암리 금강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이날 사건은 특정인만 겨냥했다. 김씨의 오빠를 살해할 당시 차량에 김씨의 아들이 동승해 있었지만 강씨는 김씨만 특정해 엽총을 발사했다. 김씨의 아버지를 살해할 때도 함께 식사 중이던 A씨는 화를 면했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충남 천안시 한 아파트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일가족 중 1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다.

가해자인 고모씨(31)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6층의 베란다 가스배관을 타고 8층에 침입, 새로 이사온 박모씨(57)네 가족 3명을 찔렀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부인 윤모씨(29)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날 박씨는 사망했고 3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고씨는 “지난 2012년 5월쯤 제주시에서 뺑소니 피해를 당한 후 관련자로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사고 관련자가 자신을 살해하기 위해 청부업자를 이사시킨 것으로 생각하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이처럼 분노 조절 장애, 피해망상 등에 따른 살인사건이 이어지면서 인명경시 사회 풍조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채 자해를 하거나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신적 가치보다 물질적 가치가 숭상되는 사회풍조에서 극단적인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정신질환자가 극한 상황으로까지 치닫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익히며 주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엄경철·세종 홍순황기자

eomkc@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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