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김양희 의원이 알아야 할 것
충북도의회 김양희 의원이 알아야 할 것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4.10.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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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충북도의회 임시회에서 김양희 의원이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에게 억지성 질의를 했다가 논란을 자초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두 사람에게 청주대 사태 해결을 위한 관심과 의지를 주문하는 차원이 아닌 권한 밖의 ‘해결’까지를 최촉한 처사는 언론의 지적대로 지나친 ‘오버’였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도의회가 열릴 때마다 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던 이른바 ‘김양희표 의정활동’에 대해선 한 번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여야 갈등으로 가뜩이나 바람잘 날이 없는 도의회가 이처럼 개개 의원들의 앞뒤 안가리는 결기에 또다시 휘둘린다면 자칫 그 위상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알려진 대로 김양희 의원은 민선 5기의 9대 도의회에서 이시종 지사 저격수로 통했다. 이번 임시회의 발언도 물론 이런 맥락에서 제기됐다고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지난 7월 15일 있은 10대 도의회 첫 도정질의 때 ‘한 번 저격수는 영원한 저격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 역시 논란을 빚었다. 그런데 당시 반응은 “오만하다”는 여론이 대세였다. 저격수라는 이미지도 좋지만 이젠 재선의원으로서 “꼭 그렇게까지 자신을 과시할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가 많았던 것이다.

도의회가 열릴 때마다 집행부인 도청 간부들이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것은 김 의원의 말꼬리 잡는식 호통(?)이다. 엊그제도 교육감을 상대로 교사출신도 아닌 공모직 감사관을 전교조 출신이라고 몰아붙이다가 망신살을 자초했다. 종종 국회에서도 문제가 되듯 의원들이 이처럼 말꼬리를 트집잡아 자신에게 유리한 억지 답변을 이끌어내려는 처사는 집행부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는 갑(甲)질이나 다름없다.

공교롭게도 김양희 의원은 스스로가 지방의회의 이러한 갑질에 희생당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지난 2007년 1월 25일 도의회의 여성복지국 업무보고 자리에서다.

당시 정우택 지사에 의해 개방형 여성복지국장에 임명된 김 의원이 첫 업무보고 자리에서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일자리의 의미를 아느냐”는 의원 질문에 배석한 실무과장에게까지 메모지를 받고서도 답변의 말꼬리를 흐리자 의원들로부터 “그런 것도 모르냐”며 집단 이지매를 당했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냉정하게 따지면 청주대 사태에 대한 책임은 오히려 김양희 의원에게 더 있다.

지방자치법에 근거하면 ‘지방의원은 주민의 대표로서 주민 생활과 밀접한 문제를 앞장서 해결하고 지역사회 리더로서 이해관계가 복잡한 지역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데 자질과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그러니 지사와 교육감에게만 해결책을 내라고 목소리를 높일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 해법을 제시해야 의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방선거가 끝난 지난 6월 한 회의 석상에서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금은 대통령이 여성이기에 여성 정치인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뀌었지만…중략…여성이 정치를 한다는 것에 대해선 아주 강한 여성이어야 한다는 편견이 아직도 많다.”

어차피 정치인이라면 김 의원처럼 정치적 투쟁과 추구에 전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 외국에라도 쫓아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집요함(?)도 요구된다.

그렇더라도 여성정치인에 대한 강하다는 편견이 싫다는 그가 오히려 강한 여성임을 애써 자처하려는 현실이, 한때 저승사자로까지 불리며 맹활약하다가 갑자기 무대 뒤로 사라진 전여옥과 오버랩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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