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 무관심한 유권자
지방선거에 무관심한 유권자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4.05.21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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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6·4지방선거가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많은 유권자가 지방선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무관심하다 못해 이탈현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삼켜버린 시점에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심화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다. 오랫동안 쌓였던 불신감인데다 세월호 참사는 그 불신감에 기름을 붓은 꼴이 됐다.

그렇다고 자치단체를 이끌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세월호 참사 여파 속에서도 선거일정은 조용히 진행됐다. 그리고 후보등록까지 마쳤다.

그러나 유권자는 또 한번 실망하게 된다. 전과자가 수두룩하고, 체납자가 상당수였다. 사정이 있어 군대를 가지 않은 경우는 그렇다치더라도 전과자, 체납자가 자치단체를 이끌겠다고 출마했다. 이것이 지금 우리의 지방자치제 현실이다.

그들이 내놓는 정책공약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지역발전을 위한 장·단기 플랜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인기영합 포플리즘만 있을 뿐이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도 있다.

충북이 그동안 백년 먹거리로 추진했던 지역 핵심산업이 바이오였다. 그동안 장단기 마스터플랜을 짜고 실천에 옮기는데 주력했다. 지금까지도 정부와 자치단체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30년까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되고 연구개발성과를 내게 된다. 앞으로 좀더 투자가 돼야 하지만 머지않은 시점에서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오송첨복단지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산업은 현재와 미래세대까지 동시에 혜택을 받아야 할 충북의 핵심 먹거리 산업이다. 민선5기까지 오는 동안 일관되게 지속된 지역핵심산업이었다. 바이오산업은 이제 예정된 길로 순항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바이오산업 다음을 구상해야 한다. 구상과 실천에 옮기기까지 수십년이 걸린다. 투자돼야 할 자본도 수조원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한 단체장 재임기간에 일궈내는 것이 아니다. 구상과 실천, 결과물을 도출해낼 때까지 많은 단체장의 손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민선6기를 책임져야 할 단체장은 거시적 먹거리 구상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선거 출마 광역단체장후보들의 정책공약이라는 것이 이런 미래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포플리즘과 네거티브 뿐이다. 기초단체장 출마자들도 예외없다. 승리를 위한 선거전략만 있을 뿐 유권자인 지역주민들을 위한 미래비전은 고려대상이 아닌 듯한 자세들이다.

지방의회 출마자들의 수준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전과자, 체납자는 물론 도덕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도 있다. 정치적 도의도 없이 당을 멋대로 갈아타지 않나, 현역의원 시절 조례 하나 제대로 발의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당당히 정당 공천을 받아 표를 구걸하고 있다. 세월호 여파로 ‘깜깜이 선거’가 이어지는 속에 이들은 자신들의 흠결을 감춘채 당 지지도에 의존하고 있다. 기호를 잘 받으면 당선이라는 생각, 즉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과거 지방선거의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교육감선거도 마찬가지다. 지역교육 발전방안을 제시하고 걱정하기보다 오로지 자신의 당선만을 추구한다. 그래서 유권자들이 선거일이 코앞인데도 냉랭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후보들은 제대로 된 정책대결을 해야 한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절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자치제가 잘못되면 모든 것이 유권자 책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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