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멈춘 개성공단, 희망은 싹튼다
시간 멈춘 개성공단, 희망은 싹튼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3.07.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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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회담 또 합의 실패
22일 5차 회담 개최키로

“오늘 회담하니까 내일부터 (개성공단) 재가동 되는 거에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 4차회의가 열린 17일 원·부자재 반출을 위해 개성공단을 찾은 한 입주 기업체 관계자가 실무회담 취재진에게 이 같이 물었다. 그는 “우리는 공단이 재가동 될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가 가득 묻어있었다.

이날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227명은 정부 당국자들과 함께 오전 8시30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개성공단의 시간은 멈춰 있었다. 북측 출입사무소(CIQ)에서 보이는 두 개의 시계탑 가운데 하나는 5시55분을 가리킨 채 작동하지 않았다. 입주기업 로만손이 세운 시계탑이다. ‘우리는 하나’라고 새겨진 문구가 눈에 띄었다.

나머지 한 개는 제대로 작동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탑을 두고 몇몇 기자들 사이에서는 “회담 시간은 흘러가지만 진전은 없는 현 상황을 보는 듯 하다”는 말도 나왔다.

한 북측 연락관은 “오늘은 남측에서 여기자들이 많이 왔으니 회담 결과가 잘 되겠다. 좋은 결과가 나와야겠다”며 취재진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CIQ에서 종합지원센터까지 가는 길은 조용했다. 개성공단 초입에 자리한 개성 주유소는 텅 비어 있었고, 길가 축구장에도 잡초가 무성했다. 불이 들어오지 않는 신호등도 보였다. 공장 주차장에 세워진 화물차, 녹이 슨 컨테이너 외벽도 공단의 현 상황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다.

원·부자재 반출을 위한 서류 접수와 처리 업무는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1층에서 이뤄졌다. 오전 11시께 공단 입주 기업체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센터를 드나들었다.

남북 실무회담은 같은 센터 13층에서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양측 수석대표는 회담 시작 전 웃음을 짓거나 악수를 하는 등 비교적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으레 나누는 악수 조차 생략한 지난 3차 회담 때와 비교해 다소 분위기가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회담장 밖에서 만난 한 북측 인사는 북한 사람들도 이번 회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남북은 이날 실무회담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우리측은 공단 중단 재발방지책 마련과 공단 국제화 등 ‘발전적 정상화’ 원칙을 내세운 반면, 북측은 ‘조건없는 조속한 정상화’를 요구하며 평행선을 그렸다.

결국 공단 입주 기업체 관계자들은 오는 22일 5차 남북 실무회담을 기다리게 됐다. 양측은 지금까지 네 차례, 총 38시간 가량 회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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