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어디 검찰만의 문제인가!
이게 어디 검찰만의 문제인가!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2.11.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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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의 뇌물·성관계 사건은 가히 충격적이다.

“검찰이 갈데까지 갔다”는 내부 검사들의 자책과 자조를 보더라도 이번 사건의 그 상징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어떤 직업, 직종에서든 일탈은 늘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신이 아닌 이상 어차피 물리적 혹은 정신적 ‘완벽함’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기에 인간사회와 문명의 진화가 태고 이래 지금까지 계속돼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지구상의 모든 직업과 신분엔 절대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되는 한계가 있다. 흔히 말하는 ‘윤리의 마지노 선’이다. 예를 들어 종종 주변에서 사건이 터지듯 가장이 딸을, 성직자가 여신도를 능욕한다든가 학생이 교사를 때린다고 한다면 이건 나라가 망할 징조다.

이번 검찰사태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국민들의 공분을 살 수 밖에 없다. 사회정의는 커녕 피의자를 꼬드겨 거액의 뇌물이나 챙기고 성상납을 받았다고 하니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다.

지난번 북한군인 노크귀순도 마찬가지다. 경계에 소홀해 잠시 깜빡했다면 인간인 이상 그럴 수도 있겠다 넘어가겠지만, 북한군이 그 살벌하다는 철책을 넘고 내무반까지 다가 와 문을 두드릴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는 건 아예 대한민국의 군대 자체를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다. 도저히 상상조차 어려운 사건들이 예삿일로 터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도덕적 해이나 기본의 상실이 꼭 어디라고 할 것없이 어느덧 우리 사회 곳 곳에 만연해 있다는 현실이다.

군대와 검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지금 심각한 도덕적 중병에 걸려 있다.

MB정권의 최대 실정은 다름아닌 국가문화의 기본상실과 도덕성 붕괴라는 비판이 공공연하게 들릴 정도다.

정치인들과 관료들의 부정 부패는 이젠 뉴스거리가 안 될 정도로 말단 공무원들조차 툭하면 수십억원대의 예산을 횡령하는 세상이 됐다. 그러면서 “재수가 없어 걸린 것 뿐이지 나만 그러냐”는 볼멘 소리가 쏟아진다고 한다.

교수라는 사람들이 학생과 강단은 내팽개친 채 정치와 선거판에 기웃거리는 것도 요즘처럼 많았던 적이 없다. 지난날에는 그래도 눈치라도 봤지만 이젠 안 그렇다. 오히려 선거판의 주연이 못 되는 것에 안달하는 모습이다. 가진 사람은 더 챙기려고 기를 쓰고, 배우고 출세한 사람일 수록 더 게걸스럽게 특권과 특혜를 누리려 발버둥이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성직자들이 드러내놓고 재산다툼을 벌이는가 하면,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상놈의 나라가 됐는데도 사람들은 어느덧 이에 무감각해졌다. 기업인들은 근로자를 죽음으로 내몰고도 법의 보호를 받는다. 거기엔 배려도 없고 인간이 최소한으로 갖춰야 할 염치와 양심도 없다. 이러다간 사회의 양극화를 걱정할 게 아니라 아예 사회의 붕괴를 두려워 할 판이다.

더 큰 문제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국가운영에 있어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이러한 기본과 원칙의 배신행위에 대해 정작 그 조직의 최고 책임자가 책임지려 하지 않는, 역시 도덕적 무감각이다. 국방부장관은 끄떡없이 직을 수행하고 있고 사상 초유의 조직 추문에도 검찰총장 또한 자리를 보전할 것같다. 결국 국민들만 봉, 호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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