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끝났다? 이제 시작이다!
축제는 끝났다? 이제 시작이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9.24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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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취재1팀(부장)

청주직지축제가 23일 막을 내렸다. 18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6일간 펼쳐진 축제는 세계 현존하는 최고의 금속활자본'직지'알리면서 책과 문화예술의 만남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직지축제에 앞서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청주성안길 일원에서는 청주읍성큰잔치가 열렸다. 임진왜란 당시 최초로 육지에서 승리한'청주성'탈환을 기념하기 위해 청주읍성 자리를 주 무대로 매년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처럼 청주를 대표하는 청주직지축제와 청주읍성큰잔치가 9월 한달동안 열린 셈이다. 불과 열흘 간격도 안되는 사이에 치러진 두 축제는 역사성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이다. 청주성탈환일은 양력으로 9월 7일을 기준으로 잡고, 직지는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일인 9월 4일을 기준으로 잡아 기념일을 전후로 축제를 개최해 왔다. 그나마 올해는 직지축제를 2주 뒤로 옮김으로써 겹치기 축제를 방지할 수 있었다.

두 행사의 기념일 간격이 좁은 탓에 청주는 매년 9월 두 축제를 맞물려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올해는 겹치기 축제는 아니었지만 날짜를 따져보면 불과 열흘 간격이다. 이도 두개의 축제를 모두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주최하다 보니 부족한 인력과 과중한 업무로 축제 일정을 조정할 수 밖에 없는 속내도 드러난다.

두 축제가 청주지역의 의미있는 행사로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지만, 매년 9월 축제로 되풀이 운영해야 된다는 점에서 과부하가 우려된다. 또한 큰 일을 두번 연속 치러야 하는 실무자들의 고충못지 않게 축제의 기획이나 준비부족도 염려되는 게 사실이다. 참신한 기획력과 창의적인 생각이 모여도 성공하기 어려운 축제임을 감안하면 두 개의 축제를 연달아 개최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문제는 2013년이다. 내년 9월에는 청주직지축제, 청주읍성큰잔치와 더불어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도 대기 중에 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일찌감치 행사일정을 2013년 9월 11일부터 40일간이라고 목박아 놓았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청주를 대표하는 3개의 축제가 동시다발로 펼쳐지는 진풍경도 연상된다. 그것도 모두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의 몫으로 말이다.

축제는 끝났지만 2013년을 위해 이제 시작일 수 밖에 없음을 나열로만도 알 수 있다. 3개의 축제가 청주를 상징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올해 두 축제를 통해 얻은 소기의 성과를 지속시켜야 할 필요성도 충분히 인식한 상태다. 여기에 청주를 국제무대에 내걸고 10년 이상을 유지해온 공예비엔날레도 새롭게 출발을 가다듬고 있는 상황이다.

3개의 축제를 한 곳에서 전적으로 책임지고 치러야 하는 문제점 외에도 2013년 9월 달력에서 3개의 축제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사족- 청주시와 통합을 앞두고 있는 청원군은 매년 10월 5일부터 열흘간 오창에서 청원생명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어느 축제가 중요하고 덜 중요하냐를 따지는 무게 하중 진단으로는 앞으로의 청주축제에서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없다. 이왕 축제 문제가 거론될 때 청주·청원 통합을 염두에 두고 축제를 큰 틀에서 점검하는 시기로 잡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축제가 많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각기 축제의 의미와 특색을 살리면서도 지역축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민의 시작점에서 절묘한 타이밍과 연출로 내년 9월, 잘 조합된 대형 축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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