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확대 왜 필요한가
포괄수가제 확대 왜 필요한가
  • 여운익 <건강보험공단 유성지사장>
  • 승인 2012.06.29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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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익 <건강보험공단 유성지사장>

7월 1일부터 모든 병·의원(종합병원급 이상은 2013년 7월부터 시행 예정)에서의 7개 질병군(백내장, 편도, 치질, 탈장, 맹장, 제왕절개 분만, 자궁수술 등) 입원수술비에 대해 포괄수가제(DRG)가 적용된다는 내용이다.

먼저, 진료비 포괄수가제라 함은 현행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행위별수가제와는 또 다른 진료비 지불방식의 하나로서 입원에서 퇴원시까지의 모든치료비를 이미 정해 놓은 '치료비 정찰제'라 할 수 있다.

즉 행위별수가제 방식은 의사의 치료행위 하나하나에서부터 검사·처치·약제 등 모든 비용이 추가, 합산되어 계산되고 동일한 질병수술임에도 의료기관마다 그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이에 비해 포괄수가제 하에서는 의료기관 종별과 입원일수에 따라 치료비가 이미 정해져 있어 그 금액만 지불하면 되는 제도이기에 행위별수가제 치료비와 비교해 환자부담이 약 21%가량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치료비 절감은 건강보험재정을 보다 견실하게 해 주고 나아가 국민의료비 절감은 물론 청구·심사·평가과정이 간소화 되어 행정 효율성도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의료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환자를 78가지로 세분류(미국·호주는 28가지 분류)함으로써 의료기관에 대한 탄력적 운영의 폭을 강화했다.

나아가 정부에서는 포괄수가제 내에서 의료기관의 수용성 증대를 위해 중증도와 난이도가 높은 환자에 대해서는 일부 행위별 수가를 적용하려 하고 있어 모두가 Win - Win 할 수 있는 참으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좋은 제도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일부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논거의 중심은 정부의 강행조치에 대한 불만이라기보다는 포괄수가제(DRG)의 단점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치료비 절감의 이면에 의료공급자 입장에서는 소득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고, 이러한 시스템은 의료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의료진의 동기 결여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의료기술의 낙후로 이어질 것이며, 국제 경쟁력이 떨어져 결국 국가생산력 저하로 이어 질 것이라 주장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 큰 일 아닌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소탐대실의 상황을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하지만 이러한 극단적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 필자는 단언한다.

이 제도(포괄수가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어 왔고, 국민 만족도는 물론 장점이 많은 지불제도라는 것이 입증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5년여 동안 참여를 원하는 의료기관을 상대로 선택적 실시를 해 온 결과 현재 의원급의 경우 84%에 육박하는 의료기관이 포괄수가제방식에 참여해 왔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제도가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만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느냐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유감스러울 뿐이다. 국가의 중대한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건강보험제도의 장기적 플랜 속에 이뤄지고 있는 포괄수가제가 조기정착돼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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