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알비노와 다른 특이현상"
본보 취재팀 보은서 촬영
전설의 삼족오처럼 본래 길조로 여겨졌던 까마귀가 임진년 새해 아침 흰 깃털을 달고 나타났다.
충청타임즈 취재팀은 8일 보은군 내북면 화전리 부근에서 양쪽 날개에 흰색 깃털이 난 희귀 까마귀 1마리를 발견, 촬영했다.
이 까마귀는 온몸이 균일하게 검은색을 띠는 여느 까마귀와는 달리 양쪽 날개 끝 깃털 중 일부(양쪽 3개씩 모두 6개)가 흰색을 띠고 있다.
따라서 날개를 접고 있을 때에는 여느 까마귀처럼 온몸이 검게 보이나 날개를 펴고 날 때에는 까치 날개처럼 흰색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연구실 백운기박사(조류학)는 "우리나라 겨울 철새인 갈까마귀는 뒷머리와 목 뒷부분, 가슴과 배 부위가 흰색을 띠고 있지만 그 밖의 까마귀류는 온몸이 온통 까만색을 띠고 있다"며 "갈까마귀가 아닌 다른 까마귀가 흰 깃털을 달고 나타난 예(갈까마귀도 날개 부위는 온통 검은색임)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백 박사는 "양쪽 날개에 3개씩 흰 깃털이 난 것으로 보아 온몸이 희게 나타나는 알비노(albino, 백화현상)와는 또 다른 돌연변이로 보인다"며 "날개 쪽의 일부 색소 성분이 이상을 일으켜 까마귀 고유의 색소를 발현하지 않고 흰색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까치 날개를 닮은 이색 까마귀'를 처음 발견한 윤관용씨(충청레미콘 차장)는 "울음소리와 생김새는 분명 여느 까마귀와 같은데 날 때에는 날개 끝 부분에 흰색이 나타나 이상하게 여겼다"며 "속설에 1천년 만에 한 번 나타난다는 길조인 흰 까마귀처럼 이 까마귀도 행운을 가져다주는 길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