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태풍 대처 방식
일본의 태풍 대처 방식
  • 맹승진 <충북대학교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 승인 2011.10.0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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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승진의 위기시대 위기관리론
올해 우리나라는 태풍의 피해를 크게 보지 않았으나 9월 20일~21일에 일본에서는 15호 태풍 ‘로키’가 일본 열도를 관통하여 수명의 인명피해를 주었다. 이 태풍이 만약 우리나라에 상륙했으면 어땠을까? 를 생각하며 이 글을 써 내려 간다.

15호 태풍 로키는 9월 13일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05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중국을 향해 이동하다가 일본 남부 해역에서 잠시 머뭇거리는 듯하면서 일본 열도를 강타했다. 로키의 중심기압은 996hPa, 최대풍속 초속 19m의 강풍을 동반한 소형급 태풍이었다. 이러한 태풍 로키가 일본 열도를 강타하면서 도쿄에는 100mm가 넘는 비가 내렸고, 일부 지역에서는 500mm의 기록적인 강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하였다. 이로 인해 도요타 자동차 등 기업들의 조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한 태풍 로키의 상륙으로 인해 일본에서는 1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총 2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당시 나는 태풍 ‘로키’가 관통하는 오사카와 나고야에 있었다. 우선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도착하여 지하철로 이동함에 있어 지하철이 무척이나 천천히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유는 초속 20m를 넘나드는 바람으로 인해 지연운행을 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날 오사카에서 나고야, 도쿄로 이어지는 신칸센 열차 역시 운행이 전면 중단되었다. 퇴근시간에 열차의 전면 중단이 발표되었는데 어느 누구하나 동요되지 않고 역 주변에서 열차가 다시 운행하게 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잠시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우리나라 서울에서 발생되었다면 우리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잠시 숙연해졌었다. 일본이 ‘안전강국’이라는 말을 들을 만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본 논지에서 제외하고 말이다.

태풍이 지나가는 동안 숙소에서 일본의 재난 방송을 몇 시간 동안 무척이나 자세히 보게 되었다. 보면서 우리나라와 다른 것 하나를 발견하였다. 우리는 강우량 기반의 예보를 하는 데 반해, 일본은 강우 예보와 동시에 하천 모식도를 보여주며 위험한 지역이 어딘지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강우와 수위를 동시에 고려한 생동감 있는 아주 구체적인 예보를 하고 있었다. 특히 위험지역인 경우 시뮬레이션을 해서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상태에서 발생될 상황을 만화로 보여주며 수분 간격으로 시시각각 변화는 상황을 방송을 통해 내보내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왜 이런 형태의 예보를 하지 못할까?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홍수 예보는 강우 예보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동네예보를 보면 몇시부터 몇시까지 10~24mm라는 예보를 한다. 예보대로 10mm의 강우가 내릴 때와 24mm의 강우가 내릴 때 우리가 대처해야 하는 방법은 각각 다르게 된다. 예를 들면 10mm의 강우가 내릴 때는 논의 물꼬를 트지 않아도 되는데 24mm의 비가 오게 되면 논의 물꼬를 터야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예보를 이렇게 폭넓게 하면 기상예보에 의존하는 농민들은 어쩌란 말인가? 이제 우리나라도 모든 분야에 있어 선진국에 진입하는 단계에 있다고들 한다. 기상예보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 지금보다 정밀한 예보를 위해 기상청과 관계기관에 현재보다 많은 예산, 장비 및 인력을 투입하여 강우량 예보의 오보와 편차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을 줄이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수위에 의한 예보를 시범적으로 실시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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