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 농법, 무엇이 문제일까?
우렁이 농법, 무엇이 문제일까?
  • 우래제 <청주 금천중 교사>
  • 승인 2011.08.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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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최근 남해군에서 우렁이 농법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왕우렁이를 이용해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해 낸다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왕우렁이는 연체동물 복족류로 토종 우렁이보다 식성이 좋아 벼 재배 시 잡초 제거에 이용하기 위해 도입된 외래종이다. 그러나 필리핀 같은 동남아에서 해충으로 분류되어 있을 정도로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는 종이어서 논의 배수로에 망을 설치하여 다른 곳으로 유실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아무리 주의한다고 해도 한 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혼란을 일으키는 예가 많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황소개구리와 큰입배스다. 식용으로 들여왔다가 방사된 북미산 황소개구리가 물고기는 물론 토종 개구리와 새, 작은 뱀까지 먹어치우는 포식성으로 우리 생태계를 얼마나 교란시켰는지 잘 알려져 있다. 큰입배스 또한 북미원산으로 담수어자원 조성 목적으로 도입한 이후 대형 댐에 방류를 거듭하며 전국의 많은 하천과 저수지에 퍼져 나갔다.

이렇게 퍼져 나간 큰입배스는 크기가 1m 정도로 약 15년간 사는데 문제는 포식성이 뛰어나고 천적마저 없어 토종 물고기, 양서류와 어류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 먹고 우리 하천을 점령하여 우리 고유 토종이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는 데 문제가 크다. 외래종의 왕성한 번식력을 볼 때 그 피해는 갈수록 심각할 것임은 뻔한 일이다.

야행성 쥐의 일종인 뉴트리아는 남미산으로 모피용으로 들여왔다가 유출되어 저수지나 논둑 같은 곳에 구멍을 내고 살면서 수초의 뿌리까지 뜯어 먹거나 수서곤충 등을 먹어 치우며 토종 생태계를 교란한다. 1년에 2번 7~8마리의 새끼를 낳아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지금은 제주도까지 퍼져 우리 생태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 밖에 붉은귀거북, 파랑볼우럭 등 다른 생태교란종 역시 여러 가지 목적으로 우리 손으로 들여온 종들이다.

왕우렁이 역시 1980년대 식용을 위해 양식되다가 제주 환경에 적응하며 제주도내 주요 습지와 하천으로 퍼져나가 제주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이라는 점과 경영비 절감, 농촌고령화로 인한 일손부족 대체효과를 이유로 관련부처가 이를 적극 장려할 움직임이 있어 걱정이다.

현재 왕우렁이 농법을 대체할 수 있는 토종생물인 '긴꼬리투구새우'를 이용한 새로운 친환경농법을 연구 중이라고 하는데, 생태계 혼란이 없는 우리 토종생물을 이용한 친환경농법에 좀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겠다. 일단 들여와 놓고 생태교란종으로 몰아 막대한 노력을 투입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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