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병과 열사병
일사병과 열사병
  • 맹승진 <충북대학교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 승인 2011.07.2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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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승진의 위기시대 위기관리론
맹승진 <충북대학교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장마가 끝나자마자 덥다 못해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더위로 인한 사건사고가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일사병과 열사병에 걸리기 쉽다. 일사병과 열사병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매년 7~8월이면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병이다.

흔히들 일사병과 열사병을 일란성 쌍둥이로 생각하거나, 굳이 구별해서 알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사병에 걸리면 살 확률이 높고, 열사병에 걸리면 죽을 확률이 높다. 죽고 사는 문제인데, 이 병을 구별하지 않을 것인가?

일사병은 보통 여름철에 ‘더위를 먹었다’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더운 공기와 강한 태양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 되었을 때 우리 몸이 체온을 조절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사병의 주요 증상은 무력감이나 현기증, 두통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어린이들이 자고 일어나서 ‘힘이 없다’, ‘밥맛이 없다’, ‘머리가 아프다’라고 하면 거의 일사병 증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에, 열사병은 폭염 등으로 인해서 지속적인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우리 몸의 열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할 때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혼수상태, 식은땀과 탈진상태를 보인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일을 하는 노인들이 이 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요즘같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공공기관이 에너지를 절약한다고 외부 온도만을 기준으로 냉방을 하지 않는 것은 대표적인 관치행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냉방의 기준은 온도와 습도가 동시에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의 건물이 바깥 환경보다 좋지 않다면 실내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근무 효율성이 얼마나 높을까? 만약 근무자가 열사병에 걸려 병원에 갈 정도라면 그것이 필요한 정책인지 묻고 싶다.

지난 2일 오전에 경남 함안군 함안면의 주택에서 81세의 노인이 잠에서 깨어났지만 평소와는 달리 두통과 현기증을 느꼈다고 한다. 전날인 1일 최고기온이 34.3도에 이르러 더웠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잔 것이 아마도 일사병을 일으킨 걸로 보인다. 지난 2일에는 감자를 캐던 72세의 노인이 쓰러져 숨졌는데 아마도 폭염 속에 일을 하다 열사병과 지병이 동시에 발병하여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사병과 열사병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일사병은 체온변화가 크지 않지만, 열사병은 고열을 동반한다. 그래서 일사병에 걸린 환자와 열사병에 걸린 환자의 응급조치는 조금 다르다. 일사병에 걸린 환자가 있으면 먼저 서늘하고 시원한 장소를 찾아 편안한 자세로 눕힌 다음에 물이나 이온음료 등의 수분을 섭취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환자의 의식이 없을 경우에는 수분섭취를 시키지 말아야 한다. 열사병에 걸린 환자의 경우에도 가장 먼저 그늘이나 시원한 장소로 옮긴 다음에 찬물이나 얼음으로 온몸을 마사지해서 체온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 또한, 환자의 의식을 반드시 점검해서 의식이 없을 경우에는 119에 신고를 하고 빠른 시간에 병원으로 이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8월과 같이 햇살이 강하고 습도가 높으면 가급적 낮에는 외출을 삼가고,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체력이 저하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영양섭취를 해 주어야 올가을 단풍을 즐거운 마음으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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