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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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11.07.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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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교수의 교육현장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장마가 조금 주춤한 주말, 방학으로 조금은 여유있어진 아이들의 표정이 밝다. 각급 학교가 이제 모두 방학을 맞이했다. 방학이지만 많은 학교에서는 학기 중에는 어려웠던 수준별 보충과 특기적성 활동으로 분주할 것이다. 공부로 바쁜 방학이라고 해도 여전히 방학은 즐겁고 행복하며 마음의 여유를 주는 유쾌한 것임은 분명하다.

이렇게 행복한 방학을 즐겁게 맞이하지 못하고 현직 교사인 제자 한 명이 불쑥 연구실에 찾아왔다.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행복하게 교단의 생활을 준비하던 마음씨 고운 선생님이었기에 반가운 마음은 비길 데가 없었다. 남보다 조금 먼저 방학을 했다는 이 선생님의 얼굴은 지난 한 학기 동안 학생과의 갈등으로 많이 피로하고 지쳐 보였다. 갈등이라는 것이 한쪽에서만 일방적인 것일 수 없기에, 학생도 선생님도 모두 힘겹고 지친 한 학기를 보냈으리라 짐작이 갔다. 어른과 아이의 갈등이 있을 때 우리는 흔히 어른이 쉽게 그 갈등 관계를 제압할 것이며, 어린 아이는 일방적으로 제압당할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이 선생님이 겪은 현실에서는 어린 아이도 어른도 이긴 사람은 없었다. 선생인 어른도, 제자인 아이도, 함께 생활하는 같은 반 친구도, 한 학교에 근무하는 동료 교사도, 심지어 지켜보던 학부모까지, 누구 하나 이긴 사람은 없었다.

지난 6월 영국 국회에는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하는 등 생활지도 강화를 위해 교사들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퇴학조치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정책이 제안되었다. 그러나 이 법안에 대해 국회위원회는 이 법안이 인권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정책을 변경할 것을 권고하였다고 한다. 잉글랜드의 교사들은 이미 학생들의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나 그 이유가 매우 제한되어 있어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 법안에 대한 국회위원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교육부 측은 새로운 정책이 학생의 품행을 향상시키고 교내 관료주의를 개선할 것이며 그 법적 적절성에 대해 확신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인권은 영어로 ‘human right’라고 하며, 법률적으로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를 의미한다. 1948년 제정된 세계 인권 선언에 의하면 ‘인류가족 모두의 존엄성과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의 자유, 정의, 평화의 기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어린 아이는 사회적으로 약자이기에 최대한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다. 그러나 그가 존중받아야 할 만큼의 중요한 정도로 교사도, 학부모도 존중받아야 한다. 강원도교육청(교육감 민병희)이 학생·교사·학부모 등 교육 3주체의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학교인권헌장’(가칭) 제정에 관심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충북에서도 교권도 학생인권과 함께 강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일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교육의 3주체는 교육을 위해 협력하고 공조해야 하는 동반자이다. 동반자에게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은 서로 발전하기 위해 필수적인 마음일 것이다.

인사말로 많이 쓰이는 나마스테는 본래 ‘내 안에 있는 神性이 그대 안에 있는 神性에게 인사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마음씨 고운 제자 선생님의 상처받은 마음도, 나이 어린 제자도, 지켜본 동료 교사와 학부모에게도 각자의 안에 있는 아름다운 신성을 바라보며 회복하기를 기도한다. 또한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해 교육 3주체의 인권을 모두 중시하고 보장하는 날이 어서 속히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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