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 피하려 조종간 놓지 않았다
민가 피하려 조종간 놓지 않았다
  • 고영진 기자
  • 승인 2011.06.2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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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남관우 교관·이민우 소위 최후까지 안간힘
남관우 이민우
"오른쪽으로 기울더니 공터로…" 목격자 진술

훈련기가 추락으로 숨진 교관과 훈련생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훈련기가 추락한 청원군 남일면 고은4리 마을주민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훈련기에 타고 있던 고(故) 남관우 교관(54·공사30기)과 이민우 소위(24·공사59기)는 추락 순간까지 조종간을 놓치 않고 민가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사고를 목격한 노모씨(57·여)는 "마을 뒷산 쪽에서 오던 비행기가 오른쪽으로 기울더니 마을 가운데 있는 밭 옆 공터로 떨어졌다"며 "조종사들이 끝까지 빈곳을 찾아 착륙하려 애를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추락한 훈련기는 민가와 불과 40여m 떨어진 마을 한가운데 공터에 불시착했으며 남 교관과 이 소위는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종사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던 남 교관은 부친보다 먼저 저 하늘로 떠나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남 교관이 공군사관학교에 진학한 뒤 비행입문과정의 비행교수가 된 것은 남 교수의 아버지이자 1972년부터 1986년까지 초등비행교육과정(현재의 비행입문과정)의 비행교수로 재직했던 남상구씨(80·조종간부 5기)의 영향이 컸다.

특히 엄격함 속의 인자함으로 학생 조종사들이 유난히 따랐던 남 교관은 밤늦게까지 비행연구에 몰두하는 후배들을 위해 직접 준비한 다과를 건네는 등 조종사의 길을 걷는 후배들을 남달리 아껴 주위를 슬프게 하고 있다.

남 교관과 함께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이 소위는 공군사관학교 59기로 올해 3월 공군 소위로 임관해 4월 18일 비행입문과정에 입과했다.

공군사관학교 관계자는 "이 소위는 생도 때에도 인기가 많았고 늘 에너지가 넘쳐 주위에 활력을 줬다"며 "휴가를 받아 집에 가면 장애우 시설을 찾아 적극적으로 봉사하던 마음 따뜻한 젊은이였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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