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과 은퇴생활
취미생활과 은퇴생활
  • 경명호 <국민연금공단 청주지사 연금지급부장>
  • 승인 2011.03.1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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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칵테일
▲ 경명호 <국민연금공단 청주지사 연금지급부장>
경명호 <국민연금공단 청주지사 연금지급부장>

사람들은 누구나 건강한 삶을 원한다. 특히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돈보다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은퇴 이후를 살아가는 데 건강은 더욱 강조된다.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취미활동이 매우 유용하다. 오늘날 취미는 여유 있는 사람이나 누리는 활동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꼭 필요한 생활이 됐다. 오늘날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주중에는 바쁜 직장생활과 자녀들 돌보는 데 쫓기고, 주말에는 쌓인 피로를 푼다고 하루 종일 집 안에 있기 십상이다. 식사는 또 어떤가? 편리하고 신속한 주문배달로 해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면 배는 점점 나오고, 기력이 떨어지면서 출근이 싫어지는 것은 물론이요, 가정불화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비단 맞벌이 가정만의 문제인가? 지금의 은퇴세대는 맞벌이보다는 대체로 남자들이 가족을 부양하는 구조이다. 남자는 바깥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관념이 있는데 은퇴 후 남자가 집에 있으면 구박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바깥일을 하던 사람이 집에만 있는 것도 답답한데 잔소리까지 많아지니 갈등이 생기고 한 집안 두 가족으로 별거하는 현상도 생긴다고 한다.

지치고 힘들 때, 그리고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질 때, 취미 생활은 다시 활력을 불어 넣어주곤 한다. 또한 은퇴세대에게는 부부가 겪게 될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취미는 다양하기 때문에 각자의 적성에 맞게 선택하되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왕이면 건강과 관련한 취미를 한 가지 정도는 꼭 챙겨야 한다. 건강과 관련한 취미 활동 중 등산은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 최근에는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필자도 40대 중반부터 등산을 시작했고, 처음에는 가까운 둘레 산을 다니다가 지금은 주말이면 가족이 함께 전국 명산을 찾아다닐 정도다. 요즘은 취미활동을 한 가지 더 늘렸다. 평일에는 퇴근 후 탁구를 친다. 실력 향상을 위해서 개인지도도 받을 생각이다. 다행히 은퇴 후 집 안에 틀어박혀 아내에게 잔소리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필자는 베이비붐(1955년부터 1963년까지 태어난 세대) 세대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전체 인구의 14.6%인 712만명에 달하고, 작년부터 1955년생이 만 55세를 맞아 집단 퇴직이 시작됐다. 교육비 부담과 내 집 마련 등으로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한 반면, 자녀의 부양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샌드위치 세대'라고도 한다. 경제적인 문제에 매달리다 보니 취미생활은 머릿속의 생각에 불과했다. 가뜩이나 부족한 노후자금에 건강을 잃게 된다면 난감한 일이다. 취미는 건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친구를 만들어 준다. 노년기의 친구는 젊은 시절의 친구보다 소중하다. 노년기의 친구는 배우자와 더불어 삶의 동반자라 할 수 있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주말이나 휴가의 주된 여가활용방법이 'TV 및 비디오 시청'과 '휴식'이었으며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면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15세 이상 인구의 절반이 '여행'을 들었다.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찾기에 앞서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필자가 그랬듯이 취미활동도 작은 것부터 시작하다 보면 점차 그림이 그려지고 꿈이 생기기 마련이다.

취미생활은 삶의 활력소다. 취미생활은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에게도 긍정의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찌푸린 얼굴, 근엄한 얼굴을 펴고, 생기 가득한 얼굴을 만들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 시작하라'는 말이 있듯이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는 '늦었다'는 없다. 지금 시작해도 얼마든지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 언제까지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기다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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