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에 등장한 그 사찰 어디?
영화·드라마에 등장한 그 사찰 어디?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1.02.1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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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스치듯 등장해도 긴~여운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스치듯 등장한 배경도 산사만큼은 뇌리에 남는다. 산속에 숨은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는 산사. 꽃피는 춘삼월 찾을 만한 곳을 소개한다.

◇ 경북 안동 봉정사

불교와 선(禪)을 소재로 한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년)의 배경이 된 사찰이다. 주된 촬영지는 봉정사 영산암이었는데, 큰 마당과 작은 마당의 접점에 서 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주요한 오브제로 설정됐다. 그늘에 의해 두 개로 분리된 것처럼 보이는 마당은 음울하면서도 몽환적이다. 동자승과 어머니의 생육의 정을 다룬 '동승'(2003년)도 봉정사에서 촬영됐다.

봉정사엔 설화가 전해 온다. 천등산 정상 가까이 바위 아래 동굴에서 수행정진을 하던 신라시대 능인 스님이 있었다. 어느 날 선녀가 나타나 온갖 방법으로 스님을 유혹했으나 스님은 꿈쩍도 않고 곁눈조차 주지 않았다. 선녀는 스님에게 감복해 떠나면서 옥황상제의 등불을 남기고 떠났다. 이후 스님은 큰 지혜를 얻었고 신라의 고승으로 이름을 날렸다. 수행을 마친 스님은 법등을 밝히고자 절을 창건하기로 마음먹었다. 종이로 봉황을 접어 날려 보냈더니 학가산을 거쳐 지금의 도량에 앉았고, 스님은 672년 봉황이 머물렀다는 뜻을 담아 봉정사를 세웠다.

◇ 경북 봉화 청량사

2009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선덕여왕'과 저예산 독립영화로 공전의 히트를 친 다큐 영화 '워낭소리'에 등장했다. 선덕여왕에서는 미실에 쫓기던 천명공주가 김춘추를 낳고 국선 문노를 찾아나서는 장면이 촬영됐다. 영화에선 '워낭소리'에선 첫 부분으로 늙어 죽은 소를 매장한 노부부가 청량사를 찾아 극락왕생을 서원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청량사가 지닌 흥행의 길운은 MBC 월화 사극 '동이'가 이어받았다. 주인공 '동이'(한효주 분)와 적대관계였던 남인 세력의 우두머리, 오태석(정동환 분)과 그의 조카 오윤(최철호 분)의 접선 장면으로 등장했다. 은밀한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헌팅'됐다는 후문이다.

◇ 강원도 삼척 신흥사

남녀 간의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낸 영화 '봄날은 간다'(2001년)에 등장해 유명해졌다.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방송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담당 PD 은수(이영애 분)는 상우(유지태)와 함께 녹음을 위해 떠난 출장에서 녹음기에 눈 덮인 산사에서 들리는 풍경소리를 담는 장소가 바로 신흥사다. 신흥사 설선당은 은수와 상우가 하루를 묵으며 서로 연인으로서의 호감을 느끼던 곳이다. 시골의 작고 아늑한 사찰인 신흥사는 오랫동안 찾는 이가 드물었으나 '봄날은 간다' 이후 마음의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 전남 화순 운주사

드라마 '추노'에서 송태하가 옛 전우들과 천신만고 끝에 상봉해 소현세자의 복위를 의기투합한 장소로 화순 운주사가 쓰였다. 운주사는 1000개의 불상과 1000개의 탑이 있었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이미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에서 민초들이 천불천탑을 세우려다 실패했다는 통한의 절로 묘사된 바 있다. 일어나면 세상을 개벽하고 1000년간의 태평성대를 이룩한다는 와불(臥佛)의 신화도 영웅 서사시를 한층 극적으로 만드는 모티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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