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관 '일사불란' 시민 '우왕좌왕'
행정기관 '일사불란' 시민 '우왕좌왕'
  • 고영진 기자
  • 승인 2010.12.1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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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공 특별훈련' 전국 동시 실시
충북도, 방독면 휴대후 지하대피소로 긴급이동

버스 승객 등 취지요령 몰라… 통제요원과 마찰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민방공 특별훈련이 실시되자 행정기관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으나, 시민들은 훈련요령을 몰라 여전히 우왕좌왕했다.

충북도나 충북도교육청, 청주시 등 대부분의 기관들은 15일 오후 2시 훈련 공습경보가 울리자 방독면을 휴대한 후 지정된 지하대피소로 이동하는 등 긴장감을 보였다.

청주시청 공무원들은 이날 훈련 상황이 시작되자 통제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후관 지하와 의회동 지하대피소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시민들은 그러나 대피 요령이나 취지 등을 몰라 혼란스러워했다.

훈련상황이 시작되자 청주시 상당구 상당공원 지하대피소에는 통제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시민 30~40명이 대피했다.

또 통행차량들도 도로변에 정차해 통제요원들이 대피를 유도했으나 대부분의 시민들이 응하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통제요원들이 안내하자 항의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버스 탑승 시민들 역시 하차한 후 안전시설로 대피하도록 유도했으나 응하지 않아 공무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시민 이길연씨(31)는 "사전에 충분히 안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몇 번 얘기했다고 모든 국민이 다 알 수 있느냐"며 "훈련요령 등도 자세히 알려주지 않고 무조건 차에서 내리라는 소리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최용남씨(35·여)는 "창피한 얘기지만 어디가 대피소인지도 모르거니와 어떻게 대피하는지도 모른다"며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언제 훈련을 진행하는지와 대피소라도 정확히 공지한 뒤 훈련을 진행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민방공훈련 중 차에서 내려 대피소로 이동하는 경우가 처음이고 날씨까지 추워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며 "그래도 대부분의 도민들이 협조해 줘 훈련을 무사히 마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도청이나 시청, 읍·면·동사무소, 아파트, 대형건물 등의 지하시설물 등이 긴급재난 시 대피소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15일 전국적으로 민방공 특별대피 훈련이 실시된 가운데 이시종 충북지사가 경보통제소와 도청 대피소 현장을 찾아 상황을 보고 받은 뒤 노후된 대피시설 등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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