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연한(年限)이 거기까지였을까?
생명의 연한(年限)이 거기까지였을까?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1.0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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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화 원장의 미용칼럼
홍도화 <예일미용고등학교장>

올여름은 유난히 더웠던 터라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정말 올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더웠다.

요즘은 언제 더웠던 여름이 있었나 조롱이나 하는 듯 차가운 기온의 늦가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풍성한 수확의 열매를 가져다주는 가을은 차가운 기온 때문에 알곡을 더 빨리 여물게 하지만 살갗에 닿는 순간 피부를 수축시키며 소름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사람 사는 세상도 많은 변화가 따르게 마련이라 추울 때도 있고, 더울 때도 있으며 적당히 살기 좋은 온도를 만들어 주기도 하는 날씨의 변화처럼 기쁜 일 뒤에는 슬픈 일도 있어서 '인생 백 년에 고락이 상반'이라는 속담도 있다.

그런데 감수성이 예민하고 분별력이 부족한 청소년기에 맞게 되는 고난은 헤쳐 나가야 산다는 집념보다 감정에 몰입하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와 교사를 포함하여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들의 멘터링이 필요하다.

며칠 전 핸드폰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남자의 목소리는 절규하는 듯 우는 목소리 같기도 하고 술에 취해서 말하는 목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자기 아들과 연관된 일인데 물어 보고 싶은 말이 있으니 꼭 좀 만나 달라는 것이었다.

상황을 알아보려고 연관된 여학생을 불러 이야기를 들었다.

그 학생의 말에 의하면, 방과 후에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좁은 공간의 식당에서 햄버거를 만드는 사람과 주방에 사장, 그리고 홀 서빙은 자신하고 또 한 명의 남자와 같이 음식을 나르기도 하고 먹은 것을 치우는 일과 음식 값을 계산해주는 일을 했는데, 2주 정도 지난 오후에 출근을 했더니 월급을 주지도 않고 그만 나오라고 했단다.

이유를 물었더니 카운터에서 돈이 없어졌는데 "네가 훔쳐간 것 같다"고 말하며 그만 나오라는 것이다. 자신은 너무 억울해서 자기의 입장을 다 밝혔는데도 믿어주질 않아서 엄마가 오셔서 사장하고 이야기해 아르바트 비용을 다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다음날, 같이 일하던 그 오빠가 인터넷에(싸이월드) "네가 가져갔다"는 식의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 두 명을 대동하고 글을 올린 남자오빠를 만나 사과를 받는 과정에서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하니까 무릎을 꿇더니 "됐냐? 그런데 네가 나한테 반말했으니까 너 좀 때려야겠다"라고 말하곤 머리채를 잡고 때리기에 무서워서 경찰에 신고를 했단다.

자신도 조사를 받고 그 오빠도 조사를 받고 왔는데 그 다음날 만나자는 연락이 와 "난 경찰에서 오라고 할 때 가겠다"며 만나지 않았다고 했단다. 그런데 다음날 그 오빠가 또 인테넷에 글을 올렸는데 난 "네가 합의를 해주지 않아서 죽을거야"라고 말했고, 그런데 다음날 그 오빠가 자살을 한 것이었다. 그게 사건의 전부였는데 정말로 어이없게 세 살 위였다는 그 오빠가 목을 매서 죽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다가 넋 나간 사람처럼 망연자실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만물을 다스릴 수 있는 권세와 어려울 때 견딜 수 있는 지각(知覺)을 인간에게만 허락하셨는데 어떻게 뿌리 없는 평초(萍草)처럼 그렇게 어린 나이에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생명의 연한이 거기까지였을까? 하나뿐인 목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데 어떻게 그렇게 초개와 같이 버릴 수 있다는 말인가?

자식의 마음을 알 수 없어 절규하는 처절한 아버지의 외침이 안타깝게 허공을 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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