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변화하면 사람이 변화한다.
환경이 변화하면 사람이 변화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8.0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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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칼럼
박미영 <서부종합사회복지관장>

요즘 우리 복지관 사무실에는 작은 화분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몇몇 직원들이 취미 삼아 사들인 작은 화분이 대견스럽게도 잘 자라 분양되고 있기 때문이다.

햇살이 좋은 날에는 창문 앞에 그 녀석들을 줄지어 내놓고 볕을 쬐어 주기도 하고 꼬박꼬박 물도 주면서 제법 잘 가꾸어 주는 듯하더니 어느새 사무실에 화분이 늘어나고 그것도 모자라 더 많이 자란 녀석들을 복지관 바깥에 옮겨 심어 줄 정도가 되었다.

어르신들의 언성이 높아지고 다툼이 번져 가슴이 뛰다가도 주름 사이 어색한 미소로 미안함을 이야기함에 한숨을 돌리고, 아이들의 장난과 말썽으로 소란이 일어 가슴이 철렁 하다가도 늘 해맑은 웃음으로 선생님들의 아픈 속을 다독이는 아이들이 있어 찡한 마음을 쓸어 내리듯 우리 일상에서 어느새 이 작은 화분들도 복지 일꾼들의 위로와 기쁨이 되는 제 몫을 감당하며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가끔 나도 사무실을 둘러보며 '너희들 참 예쁘다' 중얼거려 보기도 하고 대견하게 잘 자라 준 녀석들이 신기하고 고맙기도 해서 혼자 웃어 보기도 하며 잘 가꾼 직원들에게 칭찬을 건네 보기도 한다.

어느 날 식사를 마치고 올라오니 한창 화분갈이를 마치고 막 일어나며 화분 주인이 환한 미소로 한마디 건넨다.

"이젠 화분갈이 전용 도구까지 생기고 분양도 매우 잘 되고 있어요." 또 하나의 가족이 생겨난 것이다.

똑같이 식물을 분양했는데 안에서 자라는 것과 밖에서 자라는 것들이 너무 다르다고 신기해했다.

궁금한 마음에 바깥에서 자라는 녀석들을 살펴보러 나갔더니 정말 달라도 너무 달랐다.

같은 녀석들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잎새며 줄기가 많이 다르게 자라고 있었다.

사무실 안에서 자라는 녀석들은 가늘고 여린 잎으로 보기에도 가냘픈 어린 아이 같았는데 바깥에서 자라는 녀석들은 잎새도 두껍고 그렇게 단단하고 튼실할 수가 없었다.

보기에도 아주 강인하게 생명력을 자랑하며 자라나고 있었다.

'이렇게 작은 풀잎 하나도 환경에 따라 참 많이 다르게 자라는구나'하는 진리를 새삼스럽게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환경은 모든 생명체에 참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사람은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주고받는다.

때문에 긍정적 환경의 조성은 너무나 중요하고 절박하며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고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가는 일들이 사회복지의 기본적이고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꿈꾸고 도전할 수 있으며 균등한 기회를 제공받고 마땅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 어르신과 장애인이 맘 편히 생활하며 당당히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 다문화 가족들이 진정한 다문화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며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이 모든 환경을 이루는 일이 우리 앞에 놓여진 과제일 것이며, 이러한 환경의 변화를 이끌고 꿈꾸지 않는다면 진정한 사회복지의 성장은 이룰 수 없을 것이다.

화분 속 환경에 따라 다르게 자라나는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처럼 환경이 변화하면 사람이 변화한다.

의지의 변화와 행동의 변화를 통해서 원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환경의 변화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

행복한 교육 환경, 평등한 문화 환경, 폭넓은 복지 환경, 손쉬운 보건 의료 환경, 친환경적이고 위생적인 주거 환경 마련 등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이 안전하게 생활하고 기회를 보장받으며, 그들의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하고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긍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환경의 변화를 통해 사람의 변화,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열심히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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