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에 물뿌리기' 이유 있었네
'활주로에 물뿌리기' 이유 있었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6.1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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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빈의 날씨에세이
김낙빈 <대전지방기상청장>

비행기도 무더위가 싫다. 심한 무더위가 계속되면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비행기의 적재량은 기온과 깊은 관련이 있다. 즉, 기온이 올라가면 분자운동이 활발해져서 공기 밀도가 낮아지고, 그만큼 부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2000m의 활주로를 이용하는 비행기는 기온이 1℃낮아지면 승객 한 사람을 더 태울 수 있다.

그러나 기온이 높으면 그만큼 승객의 수를 줄여야 한다.

'B747-400'이라는 비행기는 평소에는 1.5km의 활주로만 있으면 이륙이 가능하다.

하지만 35℃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3km의 활주로가 확보되어야 비행기가 뜰 수 있다.

활주로의 기온이 무더위로 인해 50℃까지 올라가면 공기 밀도가 낮아져, 비행기가 양력을 얻어 이륙하기 위해서는 두 배의 활주거리가 필요하다.

만약 공항의 사정으로 활주로가 짧을 경우는 승객 수나 화물의 무게를 그만큼 줄여야 하므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는 것이다.

엄청난 무더위였던 1994년 여름, 대한항공에서는 하루 4편의 화물 전용 비행기를 운행하였는데, 한 차례에 평소보다 11톤의 화물을 싣지 못하는 바람에 하루에 7천3백만 원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활주로에 물 뿌리기',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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