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해'에 떠나는 경건한 소풍
'사제의 해'에 떠나는 경건한 소풍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9.07.13 2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볼만한 추모여행지
천년 만년 살 것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혹사시킨다. 뒤도 돌아보지 않을 만큼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휴가는 그야말로 처마밑에 잠시 발길을 멈춘 나그네처럼 여유롭게 느껴진다.

남들 떠나는 바다도 좋고, 계곡도 좋지만 가톨릭 신자들이라면 세상 무거운 짐 잠시 내려놓고 떠난 영혼을 찾아 추모여행을 계획하면 어떨까. 때론 경건하게 때론 엄숙하게 자신의 종교관도 되짚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사제 선종완 라우렌시오 유물관

원주교구 소속 본당인 용소막 성당을 빛낸 인물로는 선종완 신부(라우렌시오·1915~1976)가 단연 첫손에 꼽힌다. 선 신부가 사제로 있던 용소막 성당은 1986년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될 만큼 건축양식이 뛰어나다.

성당 바로 앞마당 터에서 태어난 선 신부는 1960년 성모영보수녀회를 설립하고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구약성서를 우리말로 옮기는 데 혼신의 힘을 쏟는 등 한국교회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거목이다.

성당 왼편에 있는 '사제 선종완 라우렌시오 유물관'에는 고인이 사용하던 낡은 책상을 비롯해 손목시계, 우산, 지팡이, 제의·제구, 의류 등 유품 380여점과 각종 서적류 300여권이 전시돼 있다.

평소 이 유물관은 잠겨 있지만 수녀원(033-763-2342)으로 연락하면 방문이 가능하다.

◇ 김수환 추기경 묘소

서울대교구 용인천주교공원묘지 내 성직자 묘역에는 한국인 최초의 주교이자 교구장이었던 노기남 대주교와 김수환 추기경을 포함해 사제 64명이 잠들어 있다.

경기도 용인 무등치 산자락에 있는 천주교 공원은, 1967년 71만 부지에 묘역 면적은 34만2745로 조성됐다.

0.8평 남??2.76 넓이로 조성된 김수환 추기경 묘지는 성직자 묘역의 맨 앞자리에 위치해 있다. 1984년 선종한 노기남 대주교의 바로 곁에 안장되어 있다.

코레일(031-255-3402)이 수원역과 광명역에서 연계, 버스를 이용해 추기경 묘소를 방문하는 참배열차를 운영하고 있다.

◇ '사랑의 혁명가' 배문한 신부 묘소

미리내 성지에 위치한 수원교구 성직자 묘지 내 배문한 신부의 묘소가 있다. 배문한 신부는 1960년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1961년 가톨릭대에 입학했다. 1964년 로마 우르바노 대학원으로 유학, 1970년 로마에서 교황 바오로 6세에게서 사제품을 받았다.

1973년 신학박사학위를 취득한 배 신부는 귀국 후 수원가톨릭대 학장 및 초대 대학원장을 지냈으며 1994년 8월 강원도 삼척시 인근 바닷가에서 물에 빠진 신자 3명을 구하고 선종했다.

성직자 묘소에는 수원교구 2대 교구장 김남수 주교, 평생을 한센병 환우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헌신한 이경재 신부 등이 잠들어 있다.(031-674-1256~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