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등산복
땀과 등산복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8.0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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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량의 산&삶 이야기
한 규 량 <충주대 노인보건복지과 교수>

푹푹 찌는 여름 날씨가 동남아시아의 우기와 맞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악산 계곡을 찾아 휴가를 다녀온 지인의 말에 따르면 시원한 계곡의 쾌적함을 연상하고 떠났지만 습도가 높아서 끈적거림에 불쾌지수만 높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인파도 적어 휴가철 느낌이 적었다고 한다. 이렇게 더워지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은 숲이 죽어 사막화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숲이 없어지면 구름을 만드는 수증기도 있을 수 없고 구름 없인 비가 내리지 못해 악순환이 거듭되게 된다.

문명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만이 남는다는 토인비의 말처럼 지구의 문명화가 사막화를 초래할 것에 경고하고 있으니 숲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겨보는 여름철이다. 지구의 기온을 낮추는데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녹지공간을 많이 만들어 숲을 이루는 것이다. 날씨가 무더워서인지 휴가철이어서 그런지 우암산과 상당산성에도 등산하는 사람들이 적다. 그런데 여름철 등산친구인 모기와 파리들은 무리지어 따라온다. 이들은 인간의 땀 냄새도 먹고 사는 모양이다. 벌써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사람의 지독한 땀 냄새에 그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아마도 그 사람은 전날 폭음을 했었나 보다. 산은 이런 지독한 냄새의 인간마저 포용해 준다. 인자한 어머니와 다름없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데 산엘 오르니 비를 맞은 것처럼 옷이 땀에 젖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땀 흡수를 잘해주는 면 셔츠를 입고 산에 가야할 것으로 자연히 생각하게 된다. 필자도 처음 산을 타기 시작했을 때 그러했다.

면 셔츠가 담 흡수에는 뛰어나지만 배출이 어렵다는 것이 흠이다. 산 아래에서 올라갈 때는 땀이 계속 흐르기 때문에 정상에 올랐을 때는 극치에 달한다. 그런데 정상에 오르면 더 올라갈 곳이 없으므로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게 된다. 게다가 산에서 부는 바람은 여름의 땀을 식혀주기에 매우 적합하나 다른 계절에는 등짝이 서늘해지는 저체온 현상으로 돌변하게 된다. 이때 배낭 속에 있던 바람막이 점퍼를 꺼내 입어 줌으로써 서서히 땀을 식히면서 몸의 체온을 유지시켜 나가며 체온으로 옷을 말려주는 것이다.

요즈음엔 좋은 소재의 기능성 제품들이 뛰어난 디자인과 색상으로 다양하게 많이 쏟아져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이 매우 어렵다.

그러나 모든 등산용 제품을 고를 때는 땀 흡수와 배출이 탁월한 기능성 소재에다 초경량 무게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최우선 선택 조건이다. 까닭이 이러하니 100% 순면을 자랑하는 속옷과 티셔츠는 등산용으로는 금물이다. 땀에 젖은 옷을 물에 살랑살랑 흔들어 탁탁 털어 건조대에 널어두면 두세 시간 내에 솔기를 제외한 나머지가 물기 없이 말라있다는 엄청난 등산복의 발전을 실감하게 된다.

이러한 속옷과 셔츠, 바지가 기본이고 위에서 말한 바람막이 점퍼가 필수이다. 산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거의 땀이 나지 않기 때문에 체온유지를 위해 입고 내려오게 되기 때문이다. 바람막이 점퍼는 고어텍스 기능이 확실한 제품이 좋다. 고어텍스 기능이라 함은 방수의 기능을 말하는데 기능에 따라 가격차가 많이 난다. 점퍼만이 아니라 등산화 역시 고어텍스 기능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주 스틱장비 편 칼럼을 본 등산 애호가인 한 지인이 자신의 스틱사용의 다양성을 내게 말해 주었다. 스틱이 있어 자갈길인지, 진흙인지, 물인지, 늪인지를 먼저 확인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 좋고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에서는 스틱을 땅에 꽂아 땀에 젖은 점퍼 등을 걸어 말리는 건조대로도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배낭에서 물건을 꺼낼 때는 땅에 꽂아둔 스틱에 배낭도 걸어놓고 찾으면 훨씬 편하다고 한다. 이런 정보를 주는 친구가 있어 고맙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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